미국 법무부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인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기소했다. /화웨이
미국 법무부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인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기소했다. /화웨이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금융 사기와 기술 절도 등의 이유로 화웨이와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인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기소했다.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화웨이 기소 사실을 밝혔다.

미 법무부는 화웨이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 이란과의 불법 거래를 통해 금융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또, 미국 통신사인 T모바일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혐의도 포함됐다. 이 두가지 혐의는 미국 두 개의 주에서 별개의 사건으로 기소됐다. 

먼저, 뉴욕주 브루클린 연방법원은 화웨이, 화웨이 자회사 두곳, 멍완저우 부회장에 총 13개 혐의를 적용했다. 혐의 대부분은 화웨이가 금융사기를 치기 위해 위반한 것들이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화웨이와 미국 기업 간 거래는 완전 중단될 수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화웨이의 HSBC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바 있다. HSBC 모니터 요원이 화웨이 계좌의 수상한 거래 현황을 확인, 뉴욕의 동부지구 연방검사에게 전달했다. HSBC는 영국계 은행으로, 화웨이가 거래하는 은행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의 이란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HSBC 계좌를 사용한 것으로 보는 상황이다.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법원에서는 기술 절도 혐의로 기소됐다. 화웨이가 미국의 통신사 T모바일의 스마트폰 성능 시험용 로봇인 ‘테피(Tappy)’의 기술 일부를 훔쳤다는 이유다. 또, 경쟁사에서 기술을 빼내온 직원에는 보너스를 지급한 혐의 등을 포함해 총 10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미국 법무부는 화웨이가 T모바일과의 사업 파트너 협약 당시 체결한 기밀 유지 및 비공개 조항을 위반, 기술을 탈취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양국의 갈등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 사법부가 화웨이와 멍완저우 부회장을 기소한 것을 매우 우려한다”며 “멍완저우 사건에 대해 중국은 이미 수차례 엄정한 입증을 밝힌 바 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소는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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