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위성 디지털글로브가 제공한 2018년 12월 5일 북한 미사일 발사장 사진. /뉴시스
미국 상업위성 디지털글로브가 제공한 2018년 12월 5일 북한 미사일 발사장 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이 작년 7월 철거했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시설 일부를 복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시점에서의 활동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압박전략일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 내 대북여론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2월 경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일부 건물 시설에 대해 복원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서훈 국정원장은 “(일부 시설에) 지붕과 문짝을 달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정가의 싱크탱크 중 하나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5일(현지시각) "북한이 정상회담 결렬 뒤 미사일 시험 발사시설을 신속하게 재건하고 있다"고 밝혔다. CSIS는 상업위성 디지털글로브가 지난 2일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발사대에 변화가 있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했으며, 저자 중 한 명인 빅터 차는 “미사일을 옮긴 것은 아니나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활동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지렛대’ 삼아 비핵화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의도로 해석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에 시그널을 주기 위해 상당히 치밀하게 움직인다”며 “동창리의 경우 나중에 협상에서 값을 제대로 받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북한의 이 같은 전략이 미국 내 반북정서를 자극해 북미협상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관련 활동을 이유로 진정성이 없다는 주장을 내놨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협상에 우호적인 한국 내 여론도 악화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일단 경고음을 보냈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이른 보도”라면서도 “만약 그런 일(미사일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면 나는 매우 실망할 것이다. 지켜보자”라고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7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단체 문자를 통해 “군사 정보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 하나하나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군사 정보 당국은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정보는 한미 간에도 완벽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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