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자진사퇴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일각에선 이틀 앞으로 다가온 4·3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력을 우려하기도 한다.

민주당은 조동호·최정호 후보자의 사실상 낙마 직후 이해식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만큼 고심이 컸으리라 여겨지지만 조기에 결단을 내린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후보자는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청문회에서 제기된 부동산 관련 문제 등을 본인이 엄중하게 받아들인 결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해찬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도 “당에서도 잘 받아들여서 나머지 5분 후보자들은 청문보고서 채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저도 청문회를 보면서 앞으로 검증절차가 더 철저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당정협의를 할 때 그런 점을 충분히 정부에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서 청와대가 발 빠른 조치를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우리당도 깊은 성찰과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며 “앞으로도 반칙과 특권이 아닌 공정과 정의를 기준으로 하는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결정적 이유였던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해서는 개인의 결함이 아닌 사회 통념·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해 대통령의 ‘인사실패’ 지적을 우회하려는 모습도 비춰졌다.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적어도 장관 연배들이 50대 후반 이렇게 되는데 그 연배에는 그게 (부동산 투기나 위장전입 등이) 그냥 통상화돼 있는 사회 분위기였다”며 “그래서 참 사람 걸러내기 어렵다는 것이 민정과 인사 쪽의 이야기이다. 현실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인사검증 시스템을 오픈해서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시스템이 된다면 잘 걸러내 좋은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우리 사회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는 지도층 인사들의 재산 형성과 축적 과정은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많은 괴리가 있음이 종종 드러나곤 한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구조적 한계로 다가올 때마저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압축적 성장과정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고, 학벌과 부동산 등이 재산 증식의 안정적 매개로 기능해온 사정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해서는 일부 고위층의 도덕적 결함을 사회적 ‘뭇매’를 통해 일시적으로 해소하기 보다는 법·제도적, 문화적 개혁 등의 끈질기고 장기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근본 바탕을 보다 높은 단계의 도덕성으로 무장해가는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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