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안인득이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안인득이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지난 17일 새벽,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에 빠졌다. 이 아파트 4층에 거주하던 안인득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두른 것이다. 안인득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이는 무려 5명에 달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국민들의 공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망자 5명 중 4명은 여성이었고, 이 중 2명은 12세 여아였다. 유일한 남성 역시 70대 노인이었다. 부상을 입은 피해자도 대부분 여성이었다. 안인득이 자신보다 힘이 약한 대상을 집중적으로 노린 것이다.

안인득의 범행은 잔혹했다. 흉기는 대부분 안면이나 목을 향했다. 보통의 범죄에서도 쉽게 나타나지 않는 양상이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 요원이나 범행 경험이 많은 경우라면 모를까, 흉기로 안면 또는 목을 직접 노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안인득은 과거에도 시비 끝에 한 대학생의 얼굴에 흉기를 댄 것으로 알려진다.

범행은 치밀하게 계획되고, 준비됐다. 안인득은 흉기를 일찌감치 준비해뒀을 뿐 아니라, 인근 셀프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해 불을 질렀다. 범행 이후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뒤에는 “다 죽이겠다”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처럼 안인득의 범행은 과거에 발생한 그 어떤 사건보다 충격적이다. 불특정다수를 범행대상으로 삼아 계획적으로 불을 지른 뒤 흉기를 휘두른 점, 유독 약자만 노린 점, 순식간에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점 등에서 그렇다.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안인득의 반성 없는 태도다. 안인득은 경찰에 의해 신상공개가 결정된 뒤 취재진 앞에 마스크나 모자 없이 섰다. 그는 “죄송하다”면서도 취재진을 쏘아보며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왔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불이익을 당해 오고 이러다 보면 화가 날대로 나고 그러니까 하소연을 하고 경찰서든 어디든 하소연을 해도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그런 사회가 많아져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죄송하다는 말엔 진정성이 없었고,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이 저지른 범생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안인득은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진술을 거부하거나 궤변을 늘어놓는 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조현병을 앓은 전력 등도 전해지고 있다. 앞서도 조현병 환자들의 충격적인 범행과 이들이 병을 이유로 감형 받는 모습을 지켜봤던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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