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이 일자리 창출 문제를 놓고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일자리 창출 문제를 놓고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이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시현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47% 가량 증가해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했다. 이같은 이익을 바탕으로 업계 1인자 자리도 더욱 탄탄히했다. 다만 이익이 늘어날수록 어깨도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업계 1위사로서 사회적 책임 실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간 고용률과 사회공헌 면에서 다소 미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고민이 깊은 모양새다.  

◇ 사회적책임 강화 기조에 무거워진 어깨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1,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23억원) 증가했다.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순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3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47.36% 증가한 규모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의 순이익보다 353억원이 많은 규모다. 

SBI저축은행은 일본의 금융그룹인 SBI그룹이 2013년 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곳이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7조5,101억원에 달한다. SBI저축은행은 2014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 저축은행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큰 폭의 이익 상승을 보여, 2위사인 OK저축은행과의 순이익 차이를 더 벌려놨다.  

그런데 업계에 ‘사회적책임’ 기조가 강화되면서 SBI저축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주요 역점 과제로 내세우면서 고용 문제를 놓고 고심이 깊다. 

경영공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총 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544명이다. 이는 전년(526명)보다 18명이 늘어난 규모다. 전년보다 직원수가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일각에선 기업의 성장세 대비 고용 창출이 미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쟁사의 직원 증가세와 비교되면서 이같은 시선은 더 짙어진 모양새다. 자산 규모 5조원인 OK저축은행의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1,062명으로 전년(965명) 대비 97명이 늘었다. 자산 규모 면에선 SBI저축은행이 훨씬 크지만 고용자수와 채용 증가세는 OK저축은행이 월등한 모습이다. 

장애인 고용률도 도마 위에 올랐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장애인 고용 의무 불이행 기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2017년 말 기준 장애인 직원을 단 한 명 만을 채용하고 있다. 당시 직원수 기준 의무고용 인원은 14명이었지만 이를 채우지 못했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는 1991년부터 도입됐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인력 50인 이상 근로자)은 일정 비율의 장애인을 의무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의무 불이행 문제는 비단 SBI저축은행만의 일은 아니다. 상당수의 저축은행들이 장애인 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벌금 성격의 고용분담금을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업계 1위사로서 취약계층 고용에 보다 책임감 있게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SBI저축은행 측은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OK저축은행은 리테일(소매금융)의 비중이 높아서 인력수가 많은 편”이라며 “본사는 기업금융이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기업금융은 소수 인력으로 하다보니 인력을 크게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체 인원 대비 비율로 봤을 때는 적게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년 전체 인원의 10% 이상은 채용으로 선발하고 있다. 경력직원까지 다하면 80명씩 채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 고용 문제에 대해선 “대면 서비스시 아직까지는 고객들이 (장애인 직원을)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 있다보니 채용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이에 고용분담금 납입 통해서라도 장애인 분들을 간접적으로라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책임감도 드러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1위사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회사도 인지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활동은 조금씩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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