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내의 갈등과 반목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바른미래당 내의 갈등과 반목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바른미래당 내의 갈등과 반목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김관영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오신환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면서 봉합되는 듯 보였던 당내 계파 갈등 양상이 ‘대표와 원내대표’ 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오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되면서 일각에서는 당 내부에 지배적인 ‘손학규 퇴진’ 여론이 형성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손 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표할 사람을 뽑는 선거였을 뿐 당 지도체제를 바꾸고자 하는 선거가 아니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오 원내대표는 “27% 정도의 당원들에 의해 뽑힌 당 대표가 당을 혼자서 독단적으로 운영하려 하는 것이 과연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발했다.

당 대표는 전반적인 당무를 총괄하는 자리고 원내대표는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표하는 자리다 보니 원내대표는 보통 당의 2인자로 인식된다. 하지만 당 대표가 원내대표에게 일방적으로 상명하달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원내대표가 정당의 존재 가치인 소속 국회의원들의 원내 활동을 총괄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당 대표보다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따라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이에는 항상 ‘상호견제’의 기류가 형성돼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던 이인영 원내대표가 당선된 것은 당내에서 ‘친문’ 주류인 이해찬 대표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주된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당 대표가 원외인사인 경우에는 행보의 차이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국회 내에서 갈등이 벌어지거나 정당 간 현안 조율과 합의가 필요할 때 실질적인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당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다. 때문에 원외 당 대표는 인지도 상승과 지배력 어필을 위해 원내대표와 차별화 되는 행보를 추구하기도 한다.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이달 들어 정부와 여당을 향한 투쟁에 나선 한국당의 행보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황교안 대표가 ‘민생 대장정’을 표방하고 전국의 민생 현장을 찾아다니는 장외 투쟁에 나선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114명 의원들은 문재인 정권의 좌파 독주에 맞서 국회 내에서 싸우겠다”며 원내 투쟁을 선언하는 등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당의 이 같은 ‘투트랙’ 방식은 정당 지지율을 끌어 올리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서로의 견제 속에서도 당의 이득을 확보한 ‘공생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과는 다른 부분이다. 바른미래당은 ‘자강, 개혁, 화합’의 길을 가겠다고 결의했지만, 당의 현재 모습은 ‘화합’과는 거리가 멀다. 손 대표와 오 원내대표의 관계가 ‘공멸관계’로 가지 않도록 세 가지의 가치를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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