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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패’ 쥔 KCGI, 시험대 오른 조원태
‘꽃놀이패’ 쥔 KCGI, 시험대 오른 조원태
  • 서종규 기자
  • 승인 2019.05.23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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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타협 의지에 KCGI ‘콧방귀’…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작업에 착수하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우여곡절 끝에 당국으로부터 총수로 공식 인정 받은 조원태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모펀드 KCGI에 타협의 뜻을 전했으나, KCGI가 되레 지분 확대 행보를 보인 것. 가뜩이나 가족불화설이 식지 않은 가운데, 경영권 분쟁 위협에 대한 방어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인 셈. ‘첩첩산중’ 처지를 맞은 조원태 회장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 KCGI에 손 내민 조원태… ‘누이들’ 지원 절실

지난 17일 동아일보는 조원태 회장이 KCGI 측에 접촉해 한진그룹 경영 혁신에 대한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조 회장이 조여오는 경영권 위협에 ‘타협’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2.34%다. 소수 지분으로 그룹 회장직에 오른 만큼 한진칼 지분을 점차 늘려가던 KCGI가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KCGI는 한진칼 지분을 14.98%까지 늘려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회장(17.84%) 보유 지분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현재 조원태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조현아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 전무 2.3%로 삼남매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7%를 밑돈다.

하지만 차후 고(故)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에 따라 주도권이 바뀔 수는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이 상속과 관련해 별도로 남긴 유서가 없을 경우, 조 전 회장의 지분 17.84%는 민법에 따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5.94%를 상속받고, 조 회장 등 삼남매가 각각 3.96%를 상속받게 된다. 조원태 회장이 누이들과의 지분만으로도 KCGI에 대항할 수 있는 우호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선 총수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가족불화설을 봉합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동일인 지정에 대한 내부적 의사 합치를 이루지 못해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 자료 제출을 미룬 바 있다.

◇ KCGI, 타협 거부?… ‘지분 확대 행보’

그룹 내 가족불화설, 상속세 등의 잡음이 여전한 가운데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정황이 드러났다.

에너지경제는 지난 21일 KCGI가 사모투자 합자회사 등기부등록을 완료하고 한진그룹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KCGI는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등기국에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사모투자’ 설립 등기를 완료했다.

업계에서는 새로 등록된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사모투자’가 한진칼의 2대주주인 그레이스홀딩스의 특별관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실제 그레이스홀딩스는 △케이씨지아이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 △주식회사 케이씨지아이 △케이씨지아이제1호의2사모투자 합자회사 △유한회사 엠마홀딩스 △케이씨지아이제1호의3사모투자 합자회사 △유한회사 디니드홀딩스 △케이씨지아이제1호의4사모투자 합자회사 △유한회사 캐롤라인홀딩스 등 8곳을 특수관계자로 두고 있다.

이번에 설립된 5사모투자 합자회사의 경우 구체적 목적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 위한 도구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KCGI는 자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11.69%), 엠마홀딩스(1.99%), 디니즈홀딩스(0.93%), 캐롤라인홀딩스(0.37%) 등 특수관계자들을 통해 한진칼 지분 14.98%를 보유하고 있다. 5사모투자 합자회사 설립이 한진칼 지분 매입이 목적이라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KCGI는 조 회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경영권 확보를 위한 표대결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한진그룹 총수’로서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조 회장이 그간 제기된 ‘가족갈등설’을 봉합해 그룹 내 안정과 동시에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재계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