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부진한 주가로 고심이 깊어갈 전망이다./DGB금융지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부진한 주가로 고심이 깊어갈 전망이다./DGB금융지주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대구은행장 겸임)이 주가 부양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DGB금융지주 주가는 1년 새 21% 가량 하락한 상태다. 올해 들어 조직과 실적이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주가 회복은 갈 길이 먼 모양새다. 

◇ 조직 안정화 국면… 투자심리 회복은 '글쎄'

김태오 회장은 지난달 31일자로 취임 1년째를 맞이했다. 김 회장은 DGB금융그룹 출범 이후 첫 외부출신 회장으로, DGB금융이 각종 악재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을 때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DGB금융은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과 채용 비리 혐의가 드러나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취임 초기 김 회장은 조직쇄신과 지배구조 안정화에 주력했다. 임원진들을 대거 물갈이 하는 한편, 지배구조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내홍이 불거지는 등 잡음이 속출했지만 최근 들어선 조직이 안정화된 분위기다. 

수익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분기 DGB금융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961억원) 대비 13.1% 증가한 1,0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을 포함한 비은행 계열사들이 개선된 실적을 내면서 그룹 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그가 취임한 이래, 주가는 1년 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5월 31일 종가 기준 1만300원이었던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에는 8,100원대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1년 새 주가는 21% 가량 떨어졌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수익 창출력 확대가 기대됐음에도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여기에 최근 DGB금융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서 편출 되는 뼈아픈 일도 겪었다. 

MSCI 지수는 모건스탠리증권의 자회사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사에서 작성해 발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로, 국제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지표다. MSCI지수 종류는 국가별, 산업별, 펀드 스타일 등에 따라 10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시장이 포함되는 지수로는 신흥시장지수, 아시아지수, 극동지수 등이 있다. DGB금융은 한국시장 지수 구성 종목 중 하나로 포함돼 있다가 지난달 정기평가에서 제외됐다. 시가 총액이 최하 종목의 3분의 2 미만으로 내려가면서 제외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MSCI 지수는 미국계 펀드의 95% 정도가 펀드 운용에 주요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수다.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시장 판단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DGB금융의 지수 종목 제외 발표 후, 외국인 투자자 자금 이탈이 우려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 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부진한 주가 탓에 적극적인 주가 제고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최근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에는 첫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섰다. 김 회장은 지난달 27~30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3박 4일간 투자자 1대1 미팅 등 일정을 진행한 바 있다.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한 행보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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