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3국 순방에 나섰던 이낙연 총리. /뉴시스
지난해 말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3국 순방에 나섰던 이낙연 총리.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총리의 외교행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외교지평이 넓어짐에 따라 대통령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헌법상 국무총리는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정상급 외교를 하는데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다.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갈수록 경제외교가 중요해지고 그와 함께 평화외교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다”며 “정상외교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통령 혼자서는 다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대통령과 총리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정상급 외교무대에서 함께 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입헌군주제 국가들은 국왕과 총리가 함께 정상외교에 나서고 사회주의 국가들도 국가주석과 총리가 정상외교를 나누어 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제가 (이낙연) 총리의 해외 순방에 대통령 전용기를 제공하는 것도 단순한 편의 제공의 차원을 넘어 총리 외교의 격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무총리의 정상급 외교는 우리 외교의 외연 확대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뿐 아니라 총리의 순방외교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이낙연 총리는 방글라데시, 타지키스탄, 키르키스스탄, 카타르 등 4개국을 공식 방문 중이다. 인구가 많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들로 우리의 경제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이 가운데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상 주요 국가에 해당하지만, 촉박한 일정 때문에 지난 4월 중앙아시아 순방국에 포함되진 못했었다. 문 대통령의 아쉬움을 이 총리가 확실하게 채워주는 셈이다.

실제 이 총리는 역대 총리들과 비교해 매우 활발한 외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회, 13개국을 순방했고 절반이 지난 올해에도 3회 11개국을 다녀왔다. 순방 국가는 총 24개국으로 29개 국가를 다녀온 문 대통령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주기 바란다”며 “정상급 외빈이 방한할 경우에도 국무총리의 외교적 역할을 더 넓힘으로써 상대 국가와의 실질 협력 확대를 촉진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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