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금지된 입국장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 필요성을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 기대감이 돌고 있다. / 뉴시스
그동안 금지된 입국장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 필요성을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 기대감이 돌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의 최대 취약점이었던 담배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중소·중견 면세 사업자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대표 면세품인 담배 판매 허용이라는 호재를 만나 에스엠면세점(SM면세점)이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 ‘앙꼬’ 없는 면세… 담배 판매 ‘물꼬’ 트이나

입국장 면세점에서 담배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담배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목소리를 듣고 적정성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를 두고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재부는 “담배 판매 허용 등을 포함한 구체적 제도개선 내용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입국장 혼잡도, 세관·검역 기능 약화 여부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제도개선 등을 검토할 예정”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업체들로서는 한가닥 희망의 빛을 본 셈이다. 관광객 쇼핑 활성화와 중소·중견 업체들의 부흥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지만, 아직 도입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개장일인 5월 31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70일 간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매출은 110억1,2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한 달 평균 약 50억원 정도 수준. 당초 정부가 예상한 80억원에 크게 모자란 금액이다.

입국장 면세점이 초기 흥행에 실패한 건 담배 판매가 제외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개장 전부터 ‘면세의 꽃’인 담배가 취급 품목에서 제외되면서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시장질서가 교란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담배 판매를 불허했다. ‘되팔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와 입국장 혼잡도가 높아져 세관 및 검역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 적자 탈출 ‘희망의 빛’ 본 에스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담배의 공백이 크다고 느낀 업체들은 이 같은 애로 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 운영에 관한 이모저모를 체크하기 위해 기재부와 공항공사, 지역 세관과 면세 사업자 등이 모인 간담회를 갖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담배 판매의 필요성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에 물꼬가 트이면서 관련 업체들도 화색이 돌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 면세 사업자를 대표하는 에스엠면세점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동편과 서편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인 에스엠면세점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93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국내 면세 매출이 81%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과실을 맛보지 못했다.

에스엠면세점 관계자는 “담배 판매가 허용되더라도 구매에 한도가 정해질 것이므로 실제 매출 증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내부적으로 재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시범운영 기간(오는 11월)을 거쳐 입국장에서도 담배가 취급 품목에 들어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 동안의 입국장 면세점 오픈 기간이 포함된 지난 2분기 에스엠면세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억에 이르렀던 영업손실은 마이너스 7억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인기 면세품인 담배 판매가 허용되면 실적 반등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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