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인적분할과 재상장을 앞두고, 2023년까지 매출액 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두산그룹이 인적분할과 재상장을 앞두고, 신성장 동력 발굴과 매출 확대 등의 포부를 밝혔다. 두산의 새출발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도 기대감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은 내달 1일께 존속법인 ㈜두산과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 3개사로 쪼개진다. 두산솔루스는 전지박 사업을,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분할일정에 따라 ㈜두산은 오는 27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신설법인과 함께 내달 18일 주식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두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분할과 재상장에 대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비롯해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두산은 이날 고부가가치 소재와 에너지, 물류 자동화 솔루션 등 사업군을 육성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두산은 이를 통해 2023년 매출액 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두산의 인적분할은 그룹 내 주력사업 부문인 중공업 및 건설, 기계 부문을 넘어 친환경 미래사업으로의 사업 다각화로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또한 2016년 취임 당시부터 연료전지 사업 등으로의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했다.

업계에서도 두산의 새출발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호재로 인적분할 전인 올 상반기 호실적을 이끌어냈고, 정부 정책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어서다.

두산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9조6,069억원, 영업이익 8,113억원, 순이익 2,4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2% 느는데 그쳤지만, 순이익은 87% 급증했다.

특히 그간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던 계열사들이 잇달아 반등에 성공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속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 대규모 실적하락을 겪었던 두산건설도 올 상반기 순손실 규모를 대폭 줄였다.

정부 정책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정부는 올해 1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중 두산이 신설법인으로 영위하게 되는 발전용 연료전지의 설치목표는 2022년 1.5GW에서 2040년에는 15GW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한 로드맵에 따르면 연료전지 사업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아울러 전지박 사업에서는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7월 헝가리 전지박 생산공장 착공 기념식을 가졌다. 두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부품인 전지박 생산을 위해 지난해부터 헝가리에서 공장 건설을 준비해왔고, 내년 초 완공 예정에 있다. 이번 지어지는 공장은 유럽 내 유일한 전지박 생산 공장으로, 생산량은 연간 5만톤 가량으로 추산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이 분할을 선택한 사업들은 모두 시장 전망이 밝은 미래성장사업으로, 이번 분할은 성장성이 높아 주목받을 만한 결정”이라며 “연료전지와 전지박 등 사업을 분할 대상으로 삼은 것은 기존 자체사업의 수익 창출 능력을 유지하면서 성장성을 두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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