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오키나와 등 6개 노선, 내년 3월까지 운항 중단

에어서울이 동계 시즌을 앞두고 일부 일본 노선을 대거 운항 중단을 결정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에어서울이 동계 시즌을 앞두고 일부 일본 노선에 대해 운항 중단을 결정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에어서울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에어서울이 동계시즌 일본 노선을 대거 운항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최근 일본에 대한 반감 여론으로 수요가 감소한 것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하지만 갑작스런 운항 중단 통보 조치로 예약고객들은 스케줄을 수정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 갑작스런 ‘운항중단’ 문자 통보… 예약 고객 ‘당황’ 

에어서울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30일 동계시즌 운항 스케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본 노선 4개에 대해 내년 3월 28일까지 추가로 운항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에어서울의 동계시즌 비운항 일본 노선은 앞서 운항 중단 결정을 내렸던 인천~시즈오카와 인천~요나고를 포함해 총 6개로 대폭 늘어났다. 이번에 새롭게 비운항 결정을 내린 일본 노선은 인천~삿포로, 인천~오키나와, 인천~구마모토, 인천~도야마 등이다.

회사의 이러한 조치로 올겨울 일본 여행을 계획하면서 항공편을 에어서울로 예매했던 고객들은 불편을 겪게 됐다. 일부 고객들 사이에선 후속 안내 조치가 미흡했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계시즌 운항 중단 노선을 예매한 고객들은 지난 9월 30일 에어서울로부터 항공편 비운항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 그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에는 에어서울이 10월 27일부터 내년 3월 28일 기간 특정 노선 비운항 안내와 환불 및 변경 내용이 담겨 있었다.

동계시즌 삿포로와 오키나와 등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일부 고객들은 에어서울의 조치에 분노했다. 예약 고객 유모(26) 씨는 “친구와 함께 11월 삿포로 여행을 계획하고 항공권 예매와 일정을 모두 조율했었는데 갑작스런 운항 중단 소식에 당황했다”며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계획해야 해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에어서울 측으로부터 받은 안내 메시지 내용에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한 고객도 있다. 남모(26) 씨는 “취소 통보 메시지에는 해당 기간 삿포로 노선을 왜 운항하지 않는지와 대체 항공편, 여정 변경 등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며 “천재지변이나 여행위험지역 지정 등의 문제가 아닌 단순히 여론을 의식해서 일본 노선을 대거 감축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단순 불편을 넘어 금전적으로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고객도 있다. 다음달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고 예매까지 끝마쳤던 김모(30) 씨 일행은 에어서울 항공편이 전면 취소되는 바람에 아시아나항공으로 다시 예매를 해야 했다.

김씨는 “에어서울이 당시 가장 저렴해 이용하고자 예매를 했는데 이번 조치로 항공권이 전부 취소됐다”며 “호텔과 렌트카 등을 모두 예약한 상태라 같은 날 오키나와행 아시아나항공을 다시 예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라면 항공료 손실 차액이 크지 않았겠지만 함께 여행가는 일행까지 모두 합산하니 총 10만원 이상 금전적 손실을 입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 에어서울 “일본 이슈로 불가피” 

이와 관련 에어서울 관계자는 “최근 일본 관련 이슈로 인해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감편 및 비운항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또 삿포로와 오키나와는 관광수요가 대부분이라 이번 일본 이슈로 여행객이 많이 줄어 노선 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객 불편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서는 “환불수수료 없이 100% 전액 환불 또는 차액 없이 일본 내 원하는 노선으로 여정 변경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들은 ‘노 재팬’ 여론을 의식해 일본 노선을 감편하고 동남아시아 노선을 확장하는 추세다. 에어서울도 이 같은 흐름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에어서울은 일본 노선 대거 비운항 조치를 결정하고 이번달 27일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신규 취항해 국내선 노선 운영을 시작한다. 오는 12월까지는 인천~하노이 노선 신규취항도 계획 중이다.

다만 동계시즌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돌연 ‘운항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소비자 배려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다음달 항공권이 예약된 고객들은 여행 한 달을 앞둔 시점에 스케줄을 전면 취소하거나 조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셈이어서다. 고객들은 다른 항공사의 항공권을 예약하고 스케줄을 조정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업계에선 인기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삿포로와 오키나와는 인기 노선으로 손꼽혀 그동안 에어서울이 주 7회(일 1회 운항·195석) 운항해왔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경제보복 이슈로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줄어 하루 1회, 주 7회 운항하던 일본 노선을 주 3~4회 운항하는 것으로 감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겨울철 눈 축제 등으로 인기를 누리는 삿포로 노선을 (에어서울처럼) 전면 운항 중단하는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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