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근절을 위해 안전성 강화 조치를 마련했다. 

삼성SDI는 14일 중구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예기치 않은 ESS 화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특수 소화시스템을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자사 배터리가 화재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최근 잇따른 ESS 화재로 국민과 고객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지로 고강도 안전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기의 국내 ESS 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설치·운영 중인 국내 모든 사이트의 안전성 종합대책 관련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인 권영노 부사장에 따르면 대상 사이트는 국내 1,000여곳으로, 소요 비용은 1,500억~2,000억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지난해부터 1년 간 국내 전 사이트를 대상으로 △외부 유입 고전압·고전류를 차단해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취급과정에서 충격 여부 확인할 수 있는 감지 센서 부착 △배터리 상태(전압·전류·온도 등)의 이상 신호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을 조치가 가능한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 안전성 종합 강화 대책이 이달 마무리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배터리 공급업체인 삼성SDI가 전력 전환장치, 시공·설치 및 운영과정 등 ESS 시스템 내 배터리 이외에 기인된 문제가 발생해도 배터리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종합대책이다.

특수 소화시스템은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돼 특정 셀이 발화해도 바로 소화하고 인근 셀로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삼성SDI는 “이 시스템으로 미국 국제 인증기관인 UL의 강화된 테스트 기준을 만족했다”며 “이같은 시스템을 국내 ESS 사이트에 적용하는 것은 처음으로, ESS 사이트의 화재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특수 소화시스템 설치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가용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최단기간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를 강화하고,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장인 임영호 부사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ESS 배터리는 국내용이나 수출용이나 차이가 없다”며 “(국내 ESS 시스템의)화재 발생 원인은 낙하 또는 취급 부주의에 따른 셀 손상과 운용 중 누수, 먼지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기존에 겪은 유형의 ESS 화재를 막는 것과 함께 예기치 않은 요인에 의한 화재 발생 대응방안을 많이 고민했다”며 “전 사이트에 안전대책을 신속히 적용할 것이며, (이번 조치를 통해) ESS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