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기대수명이 전년대비 보합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2018년 기대수명이 전년대비 보합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명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백세시대’가 성큼 다가온 요즘엔 더욱 그렇다. 개인적인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일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수명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기대수명’은 이러한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통계 전망치다. 해당년도에 태어난 출생아가 평균 얼마나 생존하게 될지 예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통계청이 매년 ‘생명표’를 통해 이를 발표하고 있다. 특정 연령의 남은 기대수명(기대여명)과 주요 사망원인에 의한 사망확률도 여기에 포함된다. 향후 인구정책이나 보험료율 책정, 연금 비율 산정 등에 활용되는 중요한 자료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서는 중대한 변화 하나가 포착됐다. 1970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48년 만에 처음으로 기대수명 증가세가 멈춘 것이다.

1970년 기대수명은 62.3세였으며, 이후 기대수명은 매년 증가해 2009년 80세를 돌파했고 2017년엔 82.7세에 이르렀다. 전년대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은 1984년의 0.6년이고, 증가폭이 가장 작았던 것은 2010년의 0.2년이다. 그런데 2018년의 기대수명은 2017년과 같은 82.7세로 집계됐다. 물론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따지면 0.05년 증가하긴 했으나, 소수점 첫째자리까지인 기본 표기 방식이 전년대비 증가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같은 통계가 수명 증가의 정체 또는 한계점 도달로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보단 지난해 한반도를 강타한 기록적 한파와 폭염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2018년 겨울 극심한 한파를 맞은 바 있으며, 뒤이어 2018년 여름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역대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운 ‘역대급’ 한파 및 폭염이었다.

이로 인해 2018년 사망자 수 또한 실제로 급증했다. 2018년 사망자 수는 29만8,820명으로 전년대비 4.7% 증가했는데, 이는 통계가 작성된 1983년 이후 최대치였다. 이러한 사망자의 급증은 기대수명 통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2015년 강력한 폭염이 덮쳤던 유럽의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아예 기대수명이 전년대비 감소하기도 했다.

따라서 지난해 기대수명이 전년대비 보합세를 나타낸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남을 전망이다. 통계청은 향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2067년 90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8년 40세 남성은 40.8년, 여성은 46.5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2018년 60세 남성은 22.8년, 여성은 27.5년 더 생존할 것이란 전망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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