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서울 금천구 디앤액트 본사에서 김건우 대표가 새로운 CI를 소개하고 있다. / 디앤액트
지난 6일 오후 서울 금천구 디앤액트 본사에서 김건우 대표가 새로운 CI를 소개하고 있다. / 디앤액트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르까프’ ‘케이스위스’를 운영하는 화승이 스포츠 전문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실적 및 재무 부담 가중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사명을 변경하고 경영 정상화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 40년 만에… 뒤안길로 사라진 ‘화승’

화승이 ‘디앤액트(DNACT)’로 새롭게 출발한다. 토종 의류업체로 유명한 화승이 사명을 바꾸는 건 지난 1980년 후 40년여 만이다. 최근 디앤액트는 새로운 사명과 CI 등을 공개하고 전임직원이 의기투합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해 초 회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이탈했던 직원들도 속속 복귀해 조직이 재정비 됐다.

새 이름 디앤액트에는 ‘꿈꾸라, 그리고 행동하라(Dream and Action)’는 의미를 담았다. 또 기울임체의 영문명 CI(기업 이미지)는 속도감과 역동성을 나타내 힘차게 도약하는 느낌을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심벌 컬러인 라피스 블루는 자신감과 긍정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다소 노후한 이미지가 강했던 화승은 이번 사명 교체를 통해 한층 젊어진 분위기 속에서 재도약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1990년대 나이키, 리복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월드컵으로 이름을 떨친 화승은 2000년대 들어 위상이 꺾이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트렌드와 동떨어진 상품 개발에 머물면서 경영 사정이 나빠졌다. 대표 브랜드인 르까프 탄생 30주년을 맞아 2016년 뒤늦게 브랜드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성과는 미진했다. 공시된 가장 최근 실적인 2017년 화승은 256억원의 영업손실과 5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 머렐 팔고 르까프·케이스위스 집중

재무건전성도 극도로 악화됐다. 2015년 새 주인이 된 KDB KTB HS 사모펀드(PEF) 아래서 유상증자가 이뤄졌음에도 부채비율이 1,426%로 치솟았다. 1998년 외환위기 속에서 부도를 냈고 2005년 화의에서 벗어나면서 기사회생한 뒤 찾아온 두 번째 시련이었다. 결국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로부터 1년 후인 지난 1월 31일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받은 디앤액트는 올해 안으로 회생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르까프와 케이스위스의 공격적인 전개에 돌입할 계획이다. 디앤액트는 지난 12년 여간 전개해 온 머렐의 국내 사업을 접었다. 지난해 말 머렐의 사업권은 신설 법인으로 알려진 엠케이코리아로 넘어갔다. 머렐 이탈로 무게감이 커진 르까프에 배우 이장우와 가수 송가인을 발탁한 디앤액트는 다음달 디지털 영상 등 프로모션을 앞두고 있다.

디앤액트 관계자는 “회생절차 신청 후 문제가 됐던 매니저 등 중관관리자 수수료는 지급을 완료했고 협력사에도 적절한 채권 상환 방안을 제시해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면서 “르까프와 케이스위스 역량을 키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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