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꾼’에서 청이를 연기한 김하연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영화 ‘소리꾼’에서 청이를 연기한 김하연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연기 신동이기도 하지만 소리 신동이다.”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로 스크린 데뷔전을 치른 국악인이자 배우 이봉근이 아역배우 김하연을 두고 한 말이다. 학규(이봉근 분)의 하나뿐인 딸 청이를 연기한 김하연은 성인 못지않은 연기력과 남다른 노래 실력으로 관객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이봉근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김하연은 영화 ‘82년생 김지영’(2019), ‘창궐’(2018) 등을 통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오디션을 통해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지난 1일 개봉한 ‘소리꾼’ 청이 역에 캐스팅된 그는 베테랑 못지않은 연기력과 소리꾼이 인정한 노래 실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소리꾼’은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뮤지컬 영화다. 2016년 영화 ‘귀향’을 통해 일본군 성 노예제 피해 사실을 알리며 전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조정래 감독의 신작이다. ‘심청가’를 기반으로, 천민인 소리꾼들의 한과 해학의 정서를 담았다.

국악계 명창 이봉근이 학규로 분해 심금을 울리는 소리를 들려준다면, 청이를 연기한 김하연은 깨끗하고 맑은 소리로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김하연은 실제 소리꾼 이봉근이 ‘절대음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남다른 실력을 뽐냈다.

김하연은 소리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그럼에도 오디션을 위해 판소리를 준비해오는 열정을 보인 것뿐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도 틈틈이 노래를 부르며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또 원래 청이는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캐릭터였지만, 김하연의 가능성을 알아본 이봉근이 직접 지도를 했고, 마음을 울리는 청이의 소리 장면이 탄생됐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이봉근은 김하연에 대해 “현장에서 하연에게 소리를 몇 번 가르쳤는데 고스란히 기억해서 소리를 하더라”면서 “소리적 기교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감정을 넣어 소리 연기를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러야 가능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그걸 해내더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김하연은 청이라는 역할을 단지 어린 소녀가 아닌 주체적이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인물로 해석해내 호평을 얻고 있다. 뛰어난 연기력과 울림 있는 소리가 더해지면서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배가시켰다. 김하연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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