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신한생명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신한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는 최근 연임에 성공함과 동시에, 내년 7월 출범하는 오렌지라이프생명과 신한생명의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그가 양사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순조롭게 이끌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내년 7월 신한라이프 출범… 물리적·화학적 결합 잘 이끌까 

신한라이프의 출범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신한금융은 내년 7월 1월 오렌지라이프생명과 신한생명의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뒤, 양사 합병 절차를 준비해왔다. 

안팎의 관심의 뜨거웠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의 초대 자리는 성대표 현 신한생명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 신한금융은 지난 17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성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는 한편,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이사로 성 대표를 내정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은 “성 대표는 금융당국과 연구기관, 민간 생보사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경험한 보험업 전문가로 2019년 취임 이후 활발한 현장 소통과 강한 추진력으로 신한생명의 영업방식과 조직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면서 “통합 준비 과정에서도 보험사의 중장기적 발전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온 부분을 높이 평가 받아 ‘신한라이프’ 수장에 낙점됐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신한금융이 외부에서 영입한 관료 출신 인사다. 그는 1989년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거쳐 보험개발원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공직에 있던 시절, 20년 넘게 보험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 ‘보험통’으로 유명했다. 지난 2019년 3월 신한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신한금융에 인연을 맺었다. 

성 대표는 2년간 신한생명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체질 개선과 호실적, 조직융화를 이끈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신한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7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6.0%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에도 호실적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성과가 돋보였다.

통합 법인의 초대 수장으로 낙점된 만큼 앞으로 그의 과제는 무거울 전망이다. 그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순조롭게 준비해 이끌어야 한다는 당면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우선 물리적 통합을 위해선 재무, IT 통합시스템 구축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 조직개편과 인력 교류를 통한 화합적 결합도 중요한 과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지난 7월부터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다. 내년에는 이런 작업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양사의 화합적 결합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양사의 조직문화, 영업방식이 꽤나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한생명은 금융지주 계열사로 다소 보수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오랫동안 외국계 회사로 있었던 만큼, 조직문화가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양사는 주력 판매 채널과 상품군에서도 차이가 있는 실정이다. 신한금융은 텔레마케팅(TM) 채널과 건강보험 판매에 강점을,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설계사 채널과 변액보험 판매에 강점을 갖고 있다. 신한금융은 각각 차별화된 장점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지만 영업 방식에 차이가 있는 만큼 초기 조직 융화 과정에선 진통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초대 수장으로 낙점된 성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그는 통합 전까지 양사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의 밑거름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현재 오렌지라이프생명 대표이사인 정문국 대표이사는 이달 말 임기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내년 통합사 출범 전까지 오렌지라이프 임시 대표는 현재 뉴라이프 추진 팀장인 이영종 오렌지라이프 부사장이 맡기로 했다. 성 대표는 이영종 부사장과 함께 통합 작업을 조율하게 된다. 성 대표의 경영 보폭이 커진 만큼 어깨도 무거울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