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사진)가 예상치 못한 악재로 신년부터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지난해 호실적에도 올해 들어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가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선 최근 불미스런 사건까지 터졌다. 지난달 제일약품 내에선 모 임원이 여직원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제일약품 측은 해당 임원을 즉각 해고 조치한 뒤, 현재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 후속 조치에 나섰지만 이번 이슈로 기업 신인도에는 생채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 승승장구 행보, 신년부터 삐거덕 

성석제 대표는 제약업계 대표적인 장수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2005년부터 옛 제일약품의 대표이사직을 역임하다 2017년 기업분할 이후에 신설법인 제일약품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직을 맡아오고 있다. 앞서 옛 제일약품은 2017년 6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존속법인)와 사업 자회사인 제일약품(신설법인)으로 나눠진 바 있다. 성 대표는 지난해 3월엔 연임에 성공하며 탄탄한 경영 입지를 입증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도 준수한 실적을 내면서 승승장구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제일약품의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보다 94% 늘어난 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제일약품은 화이자제약 관련주로 언급되면서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성석제 대표는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 출신이다. 여기에 제일약품 도입 의약품 상당수가 화이자제약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제일약품은 화이자 관련주로 거론됐다.  

그런데 신년 들어 제일약품은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1일 장중 한때 11만9,000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최근 두달 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8일 장 마감 기준 제일약품의 주가는 4만6,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1월 초까지만 해도 6만2,000원대 선을 형성했지만 최근엔 4만6,000원대까지 떨어진 모습이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주가 방어를 위해 주주가치 제고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 대표는 최근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마주했다. 제일약품은 지난 1월 모 임원이 여직원을 상대로 성폭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발칵 뒤집힌 상태다. 

◇ 임원, 성폭력 사건에 뒤숭숭… 회사, 내부통제 부실 책임론 대두 

다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제일약품 임원 A씨는 지난달 21일 여직원 B씨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술을 강제로 마시게 한 후, 술에 취한 B씨를 모텔로 데려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이를 거세게 저항하자 A씨는 B씨의 휴대폰과 가방을 빼앗고 폭행까지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길을 지나던 한 시민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사건을 인지한 제일약품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A씨를 해고 조치했다. 하지만 사건의 후폭풍은 지속됐다. A씨가 이전에도 여직원에게 상습적인 성폭력을 가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이 커졌고, 회사의 책임론도 대두됐다. 성폭력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및 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제일약품 측은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도의적인 관리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피해 직원이 원만하게 복직을 할 수 있도록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피해 직원이 선임한 법률 대리인을 통해 피해 보상 및 복직 프로그램, 재발방지대책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피해 직원이 치료를 받고 잘 복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반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그간 성폭력 예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노력을 해왔음에도 이런 사건이 발생한 데에 관리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성폭력 예방 교육 및 고충상담 시스템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고충상담관을 지정해 한 달에 한번 씩 모든 직원이 면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일약품은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임원에 대해선 회사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소송도 검토 중이다.

제일약품 측은 이번 사건으로 대외 신인도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성 대표의 발걸음이 무거워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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