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스캐너 “최저가 항공권, 쿠키와 무관… 임의로 가격 조정 불가”
쿠키 지우지 않아도 항공권 가격 변동 반복… 오히려 하락하기도

국내 항공 및 여행업계는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 트래블 버블 체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기대를 접었다. / 픽사베이
소비자들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저렴한 항공권을 물색하기 위해 수시로 인터넷 브라우저 검색기록(쿠키)을 삭제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항공권 가격 변동과 무관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항공권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동일 항공편임에도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는 경험을 한 번 정도는 해봤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경우 인터넷 브라우저 및 해당 어플리케이션의 방문기록인 ‘쿠키’를 삭제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실제로 그럴까.

◇ 항공사 “항공권 가격, 다양한 변수로 인해 수시로 변동”

먼저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들은 항공사 홈페이지나 어플리케이션, 항공권 예약플랫폼 등에서 특정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항공권을 검색하는 경우 해당 검색기록을 토대로 더 비싼 항공권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때 쿠키를 삭제하면 그간 검색기록을 지움과 동시에 해당 항공권을 처음 검색하는 것처럼 보여 앞서 더 저렴한 값에 판매하던 항공권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빙성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여행 예약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측은 인터넷 브라우저 쿠키와 관련된 항공권 가격변동 속설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색기록(쿠키)이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스카이스캐너 측에서는 국내 홍보를 잠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담당자를 통해 직접 확인은 할 수 없었으나, 과거 스카이스캐너코리아 측에서 작성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해둔 글에 따르면 스카이스캐너는 쿠키를 이용해 항공권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또는 그 이전부터 스카이스캐너코리아 측은 “스카이스캐너는 여행사나 항공사에서 검색된 항공권 가격을 보여줄 뿐, 쿠키를 통해 임의로 가격을 조정할 수는 없다”며 “그런 만큼 웹사이트 내에서 쿠키 삭제 전후의 항공권 가격은 동일할 수도 있으며, 실시간 항공권 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일한 조건의 항공권을 검색하는 시기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며 “예시로는 특정 항공편에 빈 좌석이 많다면 다른 항공권 가격을 조정해 예약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즉, 항공편의 수요에 따라 해당 항공편의 가격이 상승 및 하락할 수 있으며, 비슷한 시간대 항공권의 가격이 변동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사 어플리케이션 항공권 조회 결과. 동일 조건으로 검색한 항공권 중 40여분 늦게 검색했을 때 항공권 값이 소폭 하락했다. 일부 항공권의 경우 가격이 상승한 것도 존재한다.

실제로 쿠키를 지우지 않았음에도 동일 항공편의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A항공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7월 24일과 31일 김포∼제주 왕복항공편을 검색한 결과 단 40여분 사이에 일부 항공권 가격이 조정됐다.

19일 오전 11시 4분과 오전 11시 45분 해당 항공사에서 오는 24일 김포→제주 항공편을 검색한 결과 일부 항공권은 가격이 하락했다. 가격이 하락한 항공권은 적게는 4,000원부터 많게는 3만원 이상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반대로 가격이 상승된 항공권도 일부 존재했다.

대한항공의 오는 24일 김포→제주 항공권도 19일 오전과 오후 동일 조건으로 검색한 결과 항공권 값이 저렴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A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항공권 가격이 수시로 변동되는 이유는 판매되는 좌석마다 프로모션(할인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A항공사 관계자는 “특정 항공권의 가격이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것은 판매 중인 좌석의 프로모션 변동 때문”이라며 “그로인해 같은 항공권이더라도 프로모션 적용 유무 및 할인율 등에 따라 좌석 가격이 달라질 수 있고, 취소 항공권 유무 및 항공권 검색 시기 등 다양한 변수가 항공권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얘기한 것처럼 항공권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에는 이전에 한 소비자가 저렴하게 예약했던 항공권이 취소되는 경우에 해당될 수도 있다”며 “항공사마다 예약 시스템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검색기록(쿠키)’으로 인해 가격이 인상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오전과 오후,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오는 24일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는 항공권을 검색했을 시 오후에 검색한 항공권 값이 더 저렴하게 나타났다. 크롬 브라우저 쿠키는 삭제하지 않았으며, 쿠키 자동 삭제 설정도 하지 않았다. / 대한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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