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해광업공단이 새롭게 출범한 가운데, 초대 사장을 맡게 된 황규연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모습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새롭게 출범한 가운데, 초대 사장을 맡게 된 황규연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모습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이 통합한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본격적인 새 출발에 나선다. 광물자원공사의 경영상태가 워낙 심각했던 데다, 통합 과정에서의 잡음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새롭게 내딛는 발걸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초대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모습이다.

◇ 까다롭고 무거운 난제, 어떻게 풀까

광해광업공단이 마침내 새롭게 시동을 건다. 제반 준비를 모두 마치고 오는 15일 공식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광해광업공단은 사실상 궁여지책으로 탄생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부실 해외 자원개발로 인해 빚더미에 오른 광물자원공사를 수습하기 위해 우량 공공기관인 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을 결정한 것이다. 당연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광해관리공단과 핵심 이해관계자인 지자체가 거세게 반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시간 또한 적잖이 허비됐다.

하지만 딱히 다른 방도가 없었던 정부·여당은 올해 초 광해광업공단법을 서둘러 밀어붙였고, 이후 광해광업공단 출범 준비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이렇듯 다소 뒤숭숭한 상황을 뒤로 한 채 새로운 깃발을 꽂은 광해광업공단은 황규연 사장을 초대 사장으로 맞았다. 이 또한 의미가 무겁다.

황규연 사장은 앞서 지난 3월 오랜 수장 공백 사태에 놓여있던 광물자원공사에 사장으로 취임한 바 있는 인물이다. 광물자원공사의 마지막 사장으로 남을 것이 확정적이었는데, 광해광업공단의 초대 사장에 낙점되며 직을 이어가게 됐다. 특히 그는 이청룡 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을 제치고 초대 사장 자리에 앉았다.

결과적으로 난파선의 선장이 구조선의 선장 자리까지 꿰찬 셈이다. 반면, 졸지에 수조원대 부채를 나눠지게 된 광해관리공단은 수장 자리마저 광물자원공사에게 넘겨주게 됐다. 광물자원공사의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이긴 하지만, 본사 또한 광물자원공사 본사를 쓴다. 통합의 모양새가 실상과 180도 뒤집힌 모양새다.

황규연 사장 입장에선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단순히 광해광업공단의 기틀을 닦는 것을 넘어 당장 광물자원공사가 짊어지고 온 막대한 부채와 해외광산 처분 등 까다로운 현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소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 구성원들을 하나로 융화시키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광해관리공단 구성원들은 그동안 통합에 거세게 반대해왔으며, 올해 초 국회의 광해광업공단법 기습처리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조직 축소도 완료해야 하는 점은 당면과제를 더욱 까다롭게 만든다. 새로운 출발과 함께 조직을 대거 정비한 광해광업공단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전체 인력의 20%를 감축해야 한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고 통합 이전부터 조직 축소 기조를 이어왔다는 게 광해광업공단 측 입장이지만, 역할이 겹치는 지원부서 등 경우에 따라 내부 불화가 발생할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광해광업공단 관계자는 “앞서 광해관리공단이 통합에 반대하긴 했지만, 이제는 그런 부분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면서 “인력 감축의 경우 점진적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될 예정이며 그에 따라 당분간 신규 채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어느 공공기관 수장보다 무겁고 까다로운 당면과제를 마주하고 있는 황규연 사장과 ‘한 지붕 식구’가 된 광해광업공단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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