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사장이 2세 시대를 본격화한 신신제약이 올해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병기 사장이 2세 시대를 본격화한 신신제약이 올해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세 시대를 본격화한 신신제약이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홀로서기’에 나선 이병기 사장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한 모습이다.

◇ 적자로 빛바랜 2세 시대 개막

1959년 창업주 이영수 회장이 설립한 신신제약은 올해 본격적인 2세 시대를 열어젖혔다. 2018년 초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져온 2세 시대로의 전환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세대교체의 신호탄은 2018년 1월 단행된 창업주 장남 이병기 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합류였다. 당시 이병기 사장은 부친 이영수 회장, 매형 김한기 부회장 등과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의 한 축을 맡았다.

이후 이영수 회장이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올해 3월엔 김한기 부회장 역시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았다. 이로써 이병기 사장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며 홀로서기에 나서게 됐다.

이처럼 창립 62년 만의 세대교체라는 뜻 깊은 변화를 맞았지만, 신신제약은 실적 부진의 수렁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신신제약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55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8%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기간 15억원의 누적 영업손실과 13억원의 누적 당기순손실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올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신제약은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면, 수익성은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신제약의 최근 매출액은 △2015년 516억원 △2016년 580억원 △2017년 617억원 △2018년 637억원 △2019년 678억원 △2020년 671억원으로 대체로 꾸준한 증가세가 확인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 53억원 △2016년 55억원 △2017년 45억원 △2018년 30억원 △2019년 23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인 데 이어 지난해 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세 시대를 개막한 시점에 드리운 실적 부진, 특히 2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적자는 이병기 사장에게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다만, 실적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이 회사의 재도약과 연결된다는 점은 아쉬움을 달래주기도 한다.

신신제약은 2019년 세종공장을 완공해 지난해 이전 작업을 완료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에는 서울 마곡에 중앙연구소를 개소하고 본사도 이곳으로 이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초기 설비투자 등 각종 비용이 발생한 것이 수익성 악화 및 적자전환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신신제약의 매출 추이는 코로나19 사태라는 강력한 외부적 요인에도 큰 흔들림이 없는 상황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붙이는 파스류의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만큼, 코로나19의 여파가 크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수출이 일부 감소하긴 했지만 비중이 크지 않고, 내수 실적이 증가해 이를 상쇄시켰다.

신신제약의 세종공장 이전 및 마곡 연구소 개소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특히 세종공장의 경우 IT 기술을 접목해 효율성을 높인 최첨단시설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핵심인 첩부제(붙이는 파스) 생산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신제약은 새로운 생산기반을 발판 삼아 향후 패치제 시장 등으로 외연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소 아쉬운 실적 속에 2세 시대를 본격화한 이병기 사장이 신신제약을 한 단계 도약시키며 자신의 능력 및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대내외 리더십을 공고히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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