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원료 및 부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국산 맥주 출고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국산 맥주 제품. /뉴시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오비맥주가 원료 및 부자재 가격 급등 등을 이유로 국산 맥주 출고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업계에선 오는 4월부터 적용되는 주류세 개편도 이번 인상 결정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오는 8일부터 국산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인상한다고 2일 밝혔다. 인상 적용 품목은 △카스 △한맥 △오비라거 등 국산 맥주 브랜드 제품으로 인상율은 평균 7.7%다.

오비맥주는 인상 결정의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각종 원료, 부자재 가격이 급등해 비용 압박을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오비맥주 측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경영합리화와 비용절감 노력으로 가격을 동결해왔으나 외부 비용 압박이 전례 없이 심화되고 있어 일부 제품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용 증가 요인 대비 가격 조정폭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원료, 부자재 가격 급등 외에도 올해 초 결정된 종량세율 변경 역시 이번 인상 결정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측된다.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지난 1월 초 ‘2021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며 맥주·탁주 등에 적용되는 종량세율을 소비자물가상승률(2.5%↑)을 반영해 세율을 개편한 바 있다. 오는 4월부터 인상 세율이 적용돼 기존 1리터(ℓ) 기준 834.4원에서 855.2원(20.8원↑)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로써 맥주 가격 인상 흐름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맥주 가격 인상은 수입맥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수입맥주 업체 1위인 하이네켄 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일부 제품의 4캔 묶음행사 가격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이어 오비맥주가 판매하는 일부 수입맥주와 유명 중국 맥주 ‘칭따오’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또한 국내 수제맥주 제조사 ‘제주맥주’가 지난달 1일 자사 제품 6종의 공급가 10% 인상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4캔 묶음행사 가격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된 바 있다. 여기에 오비맥주가 국내 맥주 제품 공급가 인상에 나선 가운데 국내 맥주 업체들의 가격 인상 대열이 형성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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