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원 M&M 대표의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취임이 완전히 무산됐다. /뉴시스
최철원 M&M 대표의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취임이 완전히 무산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재계 갑질 파문의 원조 격이자,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 알려진 최철원 M&M 대표가 끝내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장기간 수장 공백 사태를 빚었던 아이스하키협회는 1년 3개월여 만에 재선거에 돌입한다.

◇ 아이스하키협회장 등극 저지시킨 ‘맷값폭행’ 그림자

범 SK그룹 일가 일원인 최철원 M&M 대표는 2010년 세간을 들썩이게 만든 파문의 중심에 섰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화물기사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하고, 맷값이라며 2,000만원을 건넨 이른바 ‘맷값폭행’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이 사건은 재계 갑질 파문의 원조 격이었으며,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최철원 대표는 10여년 뒤인 2020년 12월 다시 논란을 몰고 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특히 폭력과 관련된 불미스런 전력을 지니고 있는 그가 체육단체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거세게 제기됐다. 정부 당국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철원 대표는 일각의 사퇴 요구를 거부한 채 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됐고, 파문은 확산됐다. 스포츠계 전반에 폭력 관련 논란들이 이어지면서 최철원 대표를 향한 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진 것이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고심 끝에 최철원 대표에 대한 인준을 거부했다.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반발한 최철원 대표가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공방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아이스하키협회는 장기간 수장 공백 사태를 빚었고,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 모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최철원 대표는 법적공방에서도 패했다. 법원은 최철원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지난달 1심 판결에서 대한체육회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최철원 대표는 아이스하키협회 측에 항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그렇게 일련의 논란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에 아이스하키협회는 즉각 새로운 협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최철원 대표와 경쟁을 펼쳤던 전영덕 마름종합건설 대표를 비롯해 이호진 YJ하우징 대표, 이환규 JBHCN 대표 등 3명이 출마했으며, 선거는 오는 17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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