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020년 10월 30일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을 위해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020년 10월 30일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을 위해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LG화학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LG화학이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학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반대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 논란의 파장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안건으로는 각종 보고사항과 함께 재무제표 승인, 신학철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권봉석 LG 부회장 기타비상무이사 신규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2명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상정된다.

매년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해오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이 중 신학철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주주이익과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소액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물적분할을 추진 및 찬성했다는 것이 이유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LG화학 이사회는 2020년 9월 17일 배터리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신설하기로 결의했다”며 “유망사업부문의 분사 결정 이후 LG화학의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는 큰 손실을 입게 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1월 상장하며 약 10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을 인적분할하고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금을 확보했다면, 결국 LG의 유상증자가 필요하고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지배주주일가 자금 소요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 분석이다. 즉,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및 상장을 통해 지배주주일가의 자금이 소요되는 문제를 해결하며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으나,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는 것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또한 “이러한 LG화학의 물적분할 사례 이후 ‘물적분할 후 동시상장’에 대한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고, 금융감독당국이 물적분할 시 주주보호방안을 공시할 것을 의무화하는 등 각계에서 관련 규제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LG화학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서도 독립적 보수심의 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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