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좋은사람들이 벼랑 끝 위기에 놓였다. 2년 연속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코스닥 상장사 좋은사람들이 벼랑 끝 위기에 놓였다. 2년 연속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적 악화, 경영권 분쟁, 전 경영진 횡령 논란 등으로 수년간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보내온 좋은사람들이 최악의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 증시 퇴출 우려↑ 

속옷업체인 좋은사람들은 2021년 사업연도에 대해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해 ‘거절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좋은사람들은 2년 연속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 좋은사람들은 2020년 사업연도 감사의견도 ‘거절’을 통보받은 바 있다.

앞서 외부감사인인 한울회계법인 측은 좋은사람들의 2020년 사업연도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투자 및 자금 거래의 타당성 및 회계처리의 적정성 △종속기업투자 거래의 타당성 및 회계처리의 적정성 △특수관계자 범위및 거래 △금융상품의 공정가치 및 손상 △자금 관련 내부통제에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감사 의견 표명을 거절했다. 2021년 사업연도에 대해서도 전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의 사유로 의견 거절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주요 감사절차 제약 문제도 이유로 제시됐다. 한울회계법인 측은 “회사의 매출채권, 미수금, 대여금, 선급금 및 보증금 등의 회수가능성 평가 △종속기업투자에 대한 실재성 및 손상검토 확인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공정가치 평가 △재고자산의 평가 △부외부채의 존재, 담보제공 및 약정사항 등 우발부채의 발생가능성 등과 관련해 회계감사기준에서 요구하는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회사가 결산일 현재 실물로 보관중인 금융자산에 대한 실사에 입회했지만 금고에 보관중인 수표 등의 금융자산 실물을 확인할 수 없었고 이 과정에서 회사의 금고에 보관 중이던 수표 약 21억을 대표이사가 유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금융자산에 대한 경영진의 횡령 의혹이 발생함에 따라 경영진에 의한 통제무력화 위험이 회계부정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이 유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자산 등에 대한 경영진의 횡령의혹이 회사의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한울회계법인 측은 좋은사람들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도 비적정 의견을 제시했다. 

상장기업의 경우, 비적정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좋은사람들은 2020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이 거절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 지난해 3월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후 상장폐지 심사대에 오른 좋은사람들은 올해 4월 1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2021년 사업 연도 역시, 감사 의견 거절을 통보받으면서 증시 퇴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1997년 설립된 좋은사람들은 보디가드, 제임스딘, 예스 등 브랜드로 유명한 속옷기업이다. 개그맨 출신 주병진 씨가 설립한 곳으로 유명하다. 1997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좋은사람들은 성장세를 이어오다 2008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은 뒤, 최대주주가 교체됐다. 

이후 좋은사람들은 여러 차례 대주주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다. 2019년부터 경영권 갈등, 실적 악화, 전 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 논란 등 각종 악재성 이슈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해 3월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식거래까지 정지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좋은사람들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98.03%에 달하는 상황이다. 조만간 거래소는 좋은사람들에 대해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과연 벼랑 끝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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