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폭발 및 화재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뉴시스
지난 19일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폭발 및 화재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폭발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은 에쓰오일이 사고원인 및 사후대응을 두고 뭇매를 맞고 있다.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에쓰오일이 거센 파문을 자초하고 있는 모습이다.

울산에 위치한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19일이다. 알킬레이션 추출 공정의 밸브를 정비하던 중 큰 폭발이 발생했고, 화재로 이어졌다. 불길을 잡기까지 무려 15시간이 걸린 대형 화재였다.

인명 피해 또한 컸다.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에쓰오일의 규모와 사고 피해 상황을 종합하면,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 이로써 에쓰오일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고를 일으킨 1호 외국계 기업이란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실제 고용노동부와 경찰 등 조사에 착수한 관계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폭발 및 화재가 워낙 컸던 만큼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는데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가 심각한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설 노후화, 인력 부족, 관리 부실 등의 ‘총체적 난국’이 참사를 낳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에쓰오일의 사후대응 역시 파문을 키우고 있다. 에쓰오일이 사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사고 관련 설명은 노동·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피해자 및 유가족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없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중대재해 없는 울산만들기 운동본부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발생 후 6일째인 이날까지 에쓰오일과 하청업체는 사망자와 부상자 가족들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사고원인 브리핑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유족과 피해 가족, 사고 현장 노동자들에게 사고 경위와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고, 대표이사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즉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유족 및 가족과 노동당·정의당·진보당 등 울산지역 3개 진보정당 대표 역시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사고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에쓰오일이 최근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은 이번 사고를 향한 세간의 시선을 더욱 싸늘하게 만든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안전은 도외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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