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세 번째로 코스피 시장 상장 도전에 나선다. 글로벌 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정유업계가 호황기를 맞은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높은 몸값을 인정받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오일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코스피 시장 상장 도전에 나선다. 글로벌 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정유업계가 호황기를 맞은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높은 몸값을 인정받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상장예비심사 신청 6개월 만에 통과…  업계 호황기 속 높은 몸값 인정받을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달 29일 현대오일뱅크 주권 신규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상장 적격으로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6개월 만에 첫 관문을 넘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예비심사는 통상적인 심사 기간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 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예비심사는 청구 접수 기준으로 45거래일 내 완료돼야 한다. 다만 추가 자료 검토 등 지연 사유가 있을 경우엔 이 같은 원칙적인 기간보다 연장될 수 있다.

이로써 현대오일뱅크는 세 번째 상장 도전에 나서게 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2012년과 2018년에도 상장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했던 전력이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으로 업황이 악화되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2018년에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음에도 금융당국의 강화된 회계감리로 절차가 지연되면서 계획을 접었다.

이처럼 두 차례나 계획을 접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엔 기업공개(IPO) 절차를 완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회사는 6개월 내에 공모를 완료해야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등의 상장 절차를 밟게 된다. 시장에선 오는 9~10월께 공모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대표적인 정유업체 중 한 곳이다. 회사의 지분 74.1%는 현대중공업지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다. 2대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기업 아람코로 지분 17%를 갖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업 가치가 최대 10조원으로 평가되는 대어급 기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9년 아람코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8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업계에선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업계 호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보다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얼어붙은 공모시장 분위기, 부담으로 작용할 듯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20조6,066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1%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엔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영업이익은 7,04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70% 늘어난 바 있다. 

정유업계는 고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2분기 역시,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 속에서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 호조에도 IPO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라 상장 흥행을 마냥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IPO 시장은 상반기부터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다. 국내외 증시는 글로벌 통화 긴축 정책과 인플레이션 공포,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수개월째 내림세를 이어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은 물론, 공모 시장도 침체된 상황이다. 이 여파로 대어급 공모 후보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과연 현대오일뱅크가 침체된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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