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자금 수혈을 위해 잰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다. /뉴시스
CJ CGV가 자금 수혈을 위해 잰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뒤 최근 재기를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는 CJ CGV가 다시 한 번 자금 수혈에 나섰다.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 조달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우려되지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CGV의 이러한 행보가 성공적인 선택이 되기 위해선 코로나19 사태 추이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CGV는 최근 외부자금 수혈을 연이어 결정했다. 먼저, 최대주주인 CJ에 대해 1,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눈길을 끄는 건 이 자금의 용처다. CJ로부터 빌린 자금을 갚는데 쓰인다. 

CGV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던 2020년 12월, CJ로부터 2,000억원을 빌린 바 있다. 만기는 2050년이다. 다만, 처음 2년까지는 4.55%였던 이자가 올해 말부터 6.55%로 2% 오른다. 이에 CGV는 지난 11일 1,500억원을 CJ에 조기상환했다. 그리고 다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CJ로부터 1,500억원이 유입되는 것이다. CJ의 유상증자 납입일은 오는 28일이다.

즉, CGV는 CJ로부터 빌린 돈을, CJ로부터 유치한 자금으로 갚게 됐다. 주식을 새로 발행해 빌린 돈을 갚은 셈이다. 이를 통해 이자 부담을 더는 한편, 재무건전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CJ 입장에선 그룹 차원의 지원사격으로 풀이된다.

CGV는 지난 5월 결정한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절차도 한창 진행 중이다. 18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앞서 지난 12~13일 진행한 구주주 청약에선 청약률이 3.64%에 그쳤다. 다만, 공모 후 전환사채 잔액이 남을 경우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인수할 예정이어서 CGV의 자금 확보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CGV는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할 4,000억원 중 2,400억원은 운영자금, 1,600억원은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CGV의 이러한 행보는 한편으론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현재 CGV가 발행한 주식 총수는 4,087만여 주다. 그런데 이번 유상증자와 지난해 및 올해 전환사채 발행으로 최대 3,500만여 주 이상이 추가로 발행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GV의 위기극복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선 이러한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주주가치 희석 우려보단 생존 및 재기가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것이다.

결국 CGV의 이러한 선택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코로나19 사태 추이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극장가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개되는 등 또 다시 타격을 입을 경우 CGV는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반면, 이러한 변수 없이 흥행기대작들이 줄줄이 성공을 거둘 경우 CGV는 올해 연간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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