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남 창원 부산항 신항을 방문해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앞서 항만 물류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남 창원 부산항 신항을 방문해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앞서 항만 물류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항 신항을 찾아 수출 대책을 내놨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연일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이 심화되는 가운데 민생 안정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지난주 텃밭인 TK(대구·경북)를 찾은 윤 대통령이 이번에 PK(부산·경남) 지역을 찾은 것은 텃밭 다지기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 “우리나라, 대외 의존도 가장 높은 나라”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부산항 신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쯤 항만물류시설 현장에 도착해 강용석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부터 ‘부산항 신항 개발계획’을 청취했다. 부산항 신항 항만물류시설은 세계 7위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보유한 세계 2위의 환적 허브 항만이다. 

이어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연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고, 우리 국민들이 한마디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며 “그래서 이런 물류 시설과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리가 정비하고 유지를 해 나가야 된다. 수출과 해외 건설 수주가 경제의 원동력이고, 일자리 창출의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출 물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 때문에 하반기 수출의 실적 전망은 그렇게 밝지는 못하다”며 “2010년에 710억불대에 이르던 해외 건설 수주가 2016년부터는 연 300억불 내로 정체돼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정부는 수출기업들이 겪고 있는 이 어려움을 즉시 해소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업의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을 위해 무역금융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350조까지 확대할 생각이며 물류, 마케팅, 해외 인증(인준)과 관련된 수출 현장 애로 해소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우리 주력 수출산업에 대해서는 초격차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유망 신산업은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되도록 적극 육성하겠다”며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대(對)중 수출 위축, 또 높은 에너지 가격, 반도체 수출 감소 등 3대 리스크에 집중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 수출 전략·지역 민심 챙기기 

윤 대통령이 이날 수출전략을 챙긴 것은 올해 무역수지 적자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7월까지 1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누적 수출액이 4,111억 달러로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수입도 4,264억 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적자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크게 △수출기업 지원 확대 △3대 수출입 위험 요인 대응 △수출산업 경쟁력 향상 △정부의 수출 지원체계 가동 등의 대책을 내놨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수출 기업을 위해 무역금융 지원액을 역대 최대 수준인 351억원으로 확대하고, 무역보험 체결 한도를 상향한다. 

중국 경기 둔화·에너지 가격 불안정·반도체 가격 하락 등 3대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내놨다. 또 수출 업종별 협회와 경제단체로부터 접수한 규제 139건의 완화를 추진한다. 이외에도 10월부터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무역투자전략회의’를 가동하고 주력 품목 관리와 친환경화를 유도하는 등 지속가능성에도 초점을 뒀다.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전후로 민생 현장을 찾는 모습이 부쩍 늘었다. 특히 지난주엔 서울 암사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고, 이번주는 PK지역 주민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부산항 신항을 찾으며 현안을 점검했다.

이 중 TK와 PK를 연이어 방문한 것은 텃밭 다지기로 풀이된다. 최근까지 이어진 윤 대통령의 지지도 부진의 핵심 원인은 TK와 PK의 민심 이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장 최근에는 TK와 PK지역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추세다. 따라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대통령의 지지율을 확고히 하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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