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를 입은 포스코가 전 공정의 가동을 중단했다. /뉴시스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스코가 전 공정의 가동을 중단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역대급’ 태풍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남부지방을 강타한 가운데, 중요 산업현장이 멈춰선 모습이다. 국내 산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포항 지역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주요 공장들의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 5일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6일 한반도에 상륙한 뒤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힌남노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과 남부동해안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태풍의 경로에 위치해있던 포항 지역에서는 주요 산업현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코에선 힌남노가 포항을 덮친 지난 6일 오전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2열연공장의 주전기실 1동과 스테인리스공장 사무실 1동, 기술연구소 지하 일부가 탔다. 또한 비슷한 시각 정전에 따른 부생가스 방산이 이뤄지면서 외부에선 화재로 보이는 일도 있었다.

뿐만 아니다. 포스코는 침수피해를 입으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제철소의 핵심인 고로(용광로)는 침수되지 않았지만, 발전·송배전 등 공장가동을 위해 필수적인 시설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포항제철소의 전 공정을 멈추는 것은 1973년 가동 이후 처음 있는 초유의 일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피해 복구 및 재가동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7일 포스코의 생산중단을 공시한 포스코홀딩스는 재가동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공장 설비를 뒤덮은 토사를 치우고, 설비자동제어장치를 긴급 수리하는 등 재가동이 가능한 최소한의 상태로 복구하기까지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제철소 특성상 고로의 일시적인 가동 중단, 즉 ‘휴풍’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휴풍이 가능한 기간은 5일 가량이며, 이를 넘어 기간이 길어질 경우 재가동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이미 하루 수백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고로 재가동 시점이 늦어질 경우 더욱 중대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각종 전방산업들이 겪을 차질까지 고려하면 빠른 복구 및 재가동이 절실하다.

동종업계 현대제철도 포항공장이 침수피해를 입어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제철 역시 생산재개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피해는 포스코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제철 측은 “인천공장과 당진공장의 재고 및 가동률 증대를 통해 매출손실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제일연마와 OCI, 동일산업 등이 포항공장의 가동 중단을 공시했다. 중소기업까지 포함하면 힌남노에 따른 산업계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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