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개인 4만여명이 최근 3년 반 동안 사들인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지방 저가주택이 총 17조원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구매금액 상위 10명의 다주택자는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지방 저가주택을 915가구 매입했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 넘겨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9년부터 2022년 7월 말까지 수도권‧광역시‧특별자치시를 제외한 지방에서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저가주택을 2건 이상 구매한 개인은 총 4만1,968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이들 개인이 매수한 지방 저가주택 수와 구매금액은 각각 11만4,670가구, 16조9,062억6,500만원으로 분석됐다.

이 중 상위에 속하는 10명은 최근 3년 반 동안 총 915가구의 지방 저가주택을 매입했다. 즉 1인당 평균 90가구 이상의 주택을 사들인 셈이다.

상위권 10명이 가장 많이 주택을 구입한 지역은 충남(359건)이었으며 이어 전남(248건), 전북(163건), 경북(67건), 강원(50건), 충북(26건), 경남(2건)순이었다.

최다구매자는 1982년생인 A씨로 동기간 공시가격 1억원 내외의 지방 저가주택 137가구를 매입했다. 이어 1984년생인 B씨는 이 기간에 112가구를 매수했다.

개인 4만여명이 산 지방 저가주택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경남이 2만3,133건(4조2,959억1,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충남 2만853건(2조9,752억6,800만원), 경북 1만7,565건(2조4,954억6,800만원), 충북 1만5,366건(2조1,697억4,200만원), 전북 1만4,020건(1조9,046억4,400만원), 강원 1만2,826건(1조6,836억4,500만원), 전남 9,750건(1조1,131억6,800만원), 제주 1,157건(2,684억1,6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현 정부의 종부세 완화 방안은 지방 부동산 시장에 투기 세력을 풀어놓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지방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주택 실수요자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주거안정 정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중순경 기획재정부는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지방 저가주택을 구입한 1세대1주택자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계산시 해당 지방 저가주택을 제외하는 내용 등이 담긴 개정 종합부동산세법을 공포‧시행했다.

종부세법 공포 이전 더불어민주당은 기재부에 지방 저가주택 기준을 3억원이 아닌 2억원 이하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으나 기재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측은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지방주택의 (종부세 산정시)주택 수 계산 제외는 수도권의 투기 수요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정 종부세법에 담긴 지방 저가주택 구입 특례가 현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투기까지 갈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 부동산 팀장은 “1세대1주택자를 상대로 한 지방 저가주택 구입 특례가 투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적다”며 “특히 최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단행으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도권 등에 비해 투자 요인이 적은 지방 저가주택에 대한 투자수요는 더욱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방 저가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종부세 계산시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과세표준에는 합산된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금리가 부동산 시장 내에서 모든 변수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방 저가주택 특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고령자 등 일부 계층이 주말에 전원주택에서 여가를 즐기기 위해 지방에 두 번째 주택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