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는 10만㎢ 남짓의 국토에서 극명하게 다른 문제들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사람들이 너무 밀집한데 따른 각종 도시문제가 넘쳐난다. 반면 지방은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따른 농촌문제가 심각하다. 모두 해결이 쉽지 않은 당면과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바로 청년들의 귀농이다. 하지만 이 역시 농사는 물론, 여러 사람 사는 문제와 얽혀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시사위크>는 청년 귀농의 해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여기, 그 험로를 걷고 있는 용감한 90년대생 동갑내기 부부의 발자국을 따라 가보자. [편집자주]

1990년생 동갑내기 부부인 우리는 28살이던 2018년 맨땅에 헤딩하듯 청양군으로 귀농했다. /박우주·유지현
1990년생 동갑내기 부부인 우리는 28살이던 2018년 맨땅에 헤딩하듯 청양군으로 귀농했다. /박우주

시사위크|청양=박우주  28살. 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한 남녀가 직장에서 만나 자금도, 연고도, 농사 지식이나 경험도, 지인도 하나 없이 귀농한다고 이야기한다면 긍정적으로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그걸 허락할 가족들은 얼마나 있을까?

지금 생각해 봐도 맨땅에 헤딩을 심하게 한 거 같긴 하다. 왜 우리 부부는 귀농을 했을까? 생각해보면, 그때도 지금도 답은 ‘재미있는 삶’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선 조건이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어느 정도 먹고, 살고, 모을 수 있는 ‘돈’이다. 

귀농은 사업이다. 돈이 빠진다면 귀농인이 아닌 자연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귀농 5년차인 우리 부부는 귀농 4년차에 귀농의 첫 꿈이었던 ‘내 땅’과 ‘내 집’을 이뤘다. 1,700평에 땅에 하우스 3동이 있고 30평 신축집도 있다.

1990년생 동갑내기 부부인 우리는 2018년도 3월에 충청남도 청양군 운곡면 시골 빈집으로 귀농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그때는 부부가 아니었다. 우리는 2018년 4월에 결혼했다. 2018년도면 당시 나이 28살이었다. 귀농생각은 스물일곱살 12월에 했고, 귀농준비는 스물여덟살 1월에 시작했으며, 그해 2월에 빈집을 계약했다. 그리고 3월에 이사를 왔다. 그때 사진들을 보면 귀농과 신혼이 겹쳐 곧 엄청난 폭풍을 맞게 될 거라는 것을 모르는 모습이 순수해 보이기도,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우리 부부를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환상의 짝꿍’이다. 둘의 성격이 너무 다르다보니 의견충돌이 꼭 일어난다. 2년 연애 후 결혼을 했는데, 연애를 할 때는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다. 귀농을 하고 나서는 하루에 한 번 이상씩 의견충돌이 일어났다. 우리는 귀농을 하고 더 단단해졌다.
 
우리의 귀농을 이야기 할 때, 성격도 아주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성격들로 인해 좋은 일과 안 좋은 일, 큰 일, 작은 일 등이 다양하게 벌어졌다. 나의 성격은 ‘좋은 게 좋은 거다’라 생각하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나 말고 다른 것들은 크게 신경 안 쓴다. 반면, 아내의 성격은 천생 여자에다가 아주 꼼꼼하고, 손해를 보지 않으려하며, 주변을 잘 신경 쓴다. 서로 완전 정반대인 성격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도 앞으로 종종 다루게 될 것 같다.

우리는 귀농 후 청양군 특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고추와 구기자라는 작물이다. 고추는 모르는 사람이 없고, 특히 ‘청양고추’가 유명하다. 참고로 실제 청양고추는 청양군 고추와 관계가 없다. 그에 비해 구기자는 많은 사람들이 생소해한다. 최근엔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되기도 하면서 전보다 많이 알려졌지만, 우리가 처음 귀농을 했을 때는 나도 처음 들었고 부모님들도 처음 들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작물을 선택할 선택권은 없었다.

귀농을 한 뒤에는 블로그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닐 때 신입 시절 홍보를 위해 블로그를 했는데 그 경험이 귀농에 많은 도움이 됐다. 

유튜브는 취미로 시작해 지금도 취미로 하고 있다. 구독자는 4만여명이다. 청양군 인구가 3만명이니 참 신기한 일이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구독자 3만 명이 되면 농사 안 지을래!’ 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을 알고서 그런 생각은 접었다. 그래도 유튜브 덕을 많이 보고 있다. 지금도 유튜브 때문에 우리를 많이 알아봐 주시고 우리 유튜브 때문에 귀농을 결심했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렇다보니 취미이지만 사명감이 있는 취미이기 때문에 영상을 신중하게 올리곤 한다.

<시사위크>와 함께 연재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걸어온 길이 귀농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에게 하나의 해법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우리의 성공 또는 실패 경험이 귀농을 결정하거나, 더 좋은 방향 및 방법으로 귀농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한편으론 무분별하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SNS에서 다뤄지고 있는 시골과 귀농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야기해보고 싶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처음 귀농할 때 정말 궁금했던 질문이 ‘전기세나 수도세가 얼마나 나와요?’ 같은 것들이었다. 작고 사소한 질문이지만 귀농 초기엔 참 다양한 것들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힘들었다. 포기해야 하나 싶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든 답을 찾아나갔고 이제 어엿한 청년 귀농부부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작고 사소한 부분부터 농사와 집짓기 같은 큰 부분까지, 또 우리가 어떤 어려움을 마주하고 어떻게 넘겼는지, 청년귀농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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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주·유지현 부부

 

-1990년생 동갑내기
-2018년 서울생활을 접고 결혼과 동시에 청양군으로 귀농
-현재 고추와 구기자를 재배하며 ‘참동애농원’ 운영 중
blog.naver.com/foreveru2u
-유튜브 청양농부참동TV 운영 중 (구독자수 4만)
www.youtube.com/channel/UCx2DtLtS29H4t_FvhAa-v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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