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 영상회의록 캡처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 영상회의록 캡처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일양약품이 국회 국정감사에 호출돼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사과했지만, 정작 의혹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오너일가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모면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사회적 물의, 죄송” 사과한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쏟아져 나왔던 국내 제약회사들의 치료제 개발 관련 보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사안을 화두로 던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먼저 국내에서 이러한 치료제들이 실제 개발됐는지, 국민들이 이런 기사들을 보고 현혹돼 주식을 사지 않겠는지 물었다. 이에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국내에서 개발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저 같아도 이걸 보고 주식을 살 것 같다”고 답했다.

신현영 의원은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에게 화살을 돌렸다. “일양약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 뿐 아니라 기업의 통상적인 홍보 활동이다’라고 해명했다”면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제약회사들이 이런 기사를 내는 것이 지금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동연 대표는 “국내 제약사들이 자본이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위급한 상황에서 라이선싱 아웃해서 파트너를 찾기 위한 홍보수단이다”라고 답했고, 신현영 의원은 “언론플레이를 통해서 홍보를 하고 주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한다는 답변”이라고 꼬집었다.

신현영 의원은 이어 “일양약품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분들이 많이 찾아왔다. 3억원을 잃고 법적대응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시는 분도 있다”면서 “이 기사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보도는 맞나. 왜 연구보고서는 제출 못하나”라고 재차 질타했다.

김동연 대표는 “이 사안은 1년 전부터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부 소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연구보고서 제출을 거듭 촉구한 신현영 의원은 “더 심각한 건 주가가 오른 시점에 오너일가 4명이 모두 8만2,000주를 매도했다는 것”이라며 일양약품 오너일가의 주식 처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언론플레이로 주가 올려놓고, (주식을 팔아) 그 자금으로 상속세를 마련한 것 아닌가 상당한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감염병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주식을 이용해서 국민들을 이렇게 희생양 삼아선 안 된다”고 일갈한 것이다.

그러자 김동연 대표는 “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데 대해 대표로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고 “일양약품은 10년 전부터 항바이러스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 보건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처럼 김동연 대표는 국감에서 날선 질타를 맞으며 곤혹스러운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정작 주가조작 의혹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일양약품 오너일가는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이 같은 상황을 모면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일양약품의 주가조작 의혹은 2020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양약품은 정부의 메르스 치료제 개발 사업에 참여해 발굴한 후보물질과 자사 백혈병 신약 슈펙트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임상시험에 돌입하면서 주가가 거듭 폭등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일양약품이 임상시험에 실패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방향을 바꿔 추락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최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일양약품이 2020년 3월 배포한 보도자료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지난달 말 알려진 바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 2022년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 국회 영상회의록, 2022년 10월 20일

https://w3.assembly.go.kr/vod/main/player.do?menu=1&mc=333&ct1=21&ct2=400&ct3=A7
 

- [단독] ‘코로나 치료제 결과 허위발표’ 혐의 일양약품 수사 / 한국경제, 2022년 9월 29일 보도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20929553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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