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필주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경기 악화로 올해 3분기 전분기 대비 60% 가량 하락한 영업이익 1조6,000억여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26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 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 10조9,829억원, 영업이익 1조6,556억원, 당기순이익 1조1,02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및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분기에 비해 각각 20.5%, 60.5% 감소한 수치다. 지난 2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거둔 바 있다.

올 3분기 실적 하락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전세계적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D램과 낸드 제품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1a)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개선했으나 원가 절감폭보다 가격 하락폭이 커 영업이익도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PC‧스마트폰 생산 기업들의 출하량 감소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했다. PC‧스마트폰 생산 기업들은 메모리 주요 공급처이기도 하다.

또한 SK하이닉스는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올해 투자액(10조원 후반대 예상) 대비 내년 투자 규모를 5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향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즉 일정기간 동안 투자 축소 및 감산(減産)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수급 밸런스 정상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이날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당사는 지난 역사 동안 항상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이번 다운턴을 이겨내면서 진정한 메모리 반도체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경기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 조사 결과(10월 현황과 11월 전망)’에 의하면 반도체 업종의 11월 업황 전망 PSI(전문가 서베이 지수)는 전달 26보다 9p 떨어진 13으로 나타났다.

PSI는 산업연구원이 제조업 및 부문별·업종별 응답의 단순평균 값으로 산출한 지수로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전달에 비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응답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반면 100 아래로 갈수록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뜻한다.

11월 반도체 업종의 업황 전망 PSI는 반도체를 비롯해 제조업‧전자‧자동차 등 11개 국내 제조업 업종별 PSI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반도체 매출 전망치를 이전에 비해 약 30% 가량 낮췄다.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9월 28일 열린 직원간담회에서 “올 하반기 매출 가이던스(회사 내부 전망치)를 기존 4월 전망치에 비해 30% 가량 낮게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7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73% 오른 반면 영업이익은 31.73% 감소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