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R, 2019년 이어 또 한 번 韓 항공사와 접촉… 코리아 미디어 데이 개최
“터보프롭, 소형 제트기 대비 경제적… 韓 도서 및 동서 지역 이을 수 있어”

ATR 측은 16일 코리아 데이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고 ATR의 터보프롭 항공기가 한국 시장에 필요한 점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은 ATR 72-600 항공기. / ATR
ATR 측은 16일 코리아 데이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고 ATR의 터보프롭 항공기가 한국 시장에 필요한 점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은 ATR 72-600 항공기. / ATR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터보프롭 항공기 제작사인 ATR이 16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ATR 코리아데이 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항공사들과 접촉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인 엠브라에르가 국내에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는데, 이들은 오는 2025년 말 개항 예정인 울릉도 공항의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ATR은 세계 양대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관계사로, 앞서 지난 2019년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에도 참석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항공사 관계자들과 접촉한 바 있다.

ATR 측이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오는 오는 2025년 말 울릉도 공항이 개항하고 이어 흑산도와 백령도에도 소형 공항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해당 도서지역 신규 공항에 취항 가능한 항공사는 터보프롭 항공기를 운항 중인 하이에어가 유일하다. 울릉도 공항과 흑산도 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1,200m에 불과한데 다른 대형항공사(FSC)나 저비용항공사(LCC)가 보유한 항공기로는 취항이 불가하다.

즉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울릉도 및 흑산도 공항에 취항을 하기 위해서는 터보프롭 항공기가 필요한 상황이라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ATR 측은 도서지역 소형공항 수요 외에도 한국 시장에 대해 동서 지역의 교통이 불편한 점도 꼬집었다.

장 다니엘 코자우브스키 ATR 세일즈 디렉터(사진)는 ATR 터보프롭 항공기를 이용하면 한국 내에서 동서 지역을 잇는 등 새로운 내륙 노선 취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ATR
장 다니엘 코자우브스키 ATR 세일즈 디렉터(사진)는 ATR 터보프롭 항공기를 이용하면 한국 내에서 동서 지역을 잇는 등 새로운 내륙 노선 취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ATR

장 다니엘 코자우브스키(Jean Daniel Kosowski) ATR 세일즈 디렉터는 “현재 한국의 국내선은 대부분 남부 지역과 북부 지역을 이동은 상당히 편리하지만 서부(광주)와 동부(울산) 도시를 오갈 때 육로(KTX·고속버스 등)를 이용하면 3∼4시간이 소요되는 등 불편한 점이 존재한다”며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작은 지역을 연결하는 지역항공이란 개념이 있는데 한국은 아직 동서 횡단 노선이 열리지 않아 잠재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개항 예정인 울릉도 공항에 취항을 하는 경우 ATR 72 터보프롭 항공기를 이용하면 만석(72명 탑승)인 상태에서도 충분히 이착륙이 가능하고 김포∼울릉 노선은 무급유로 왕복 운항이 가능한 것으로 자체 분석 결과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ATR 측에 따르면 ATR 터보프롭 항공기는 그리스와 일본, 필리핀 등지에서 활주로 길이가 1,000m 안팎의 공항에 이미 취항해 운영 중이라고 한다.

파브리스 보티에 ATR 커머셜 부문 수석부사장도 “ATR 항공기는 한국 내 도서지역 신규 노선 취항 및 단거리 국제선 취항이 가능해 다양한 지역에 보다 효율적인 연결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육지와 도서지역 및 내륙 노선을 취항한다면 지역 거주민들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ATR 측은 터보프롭 항공기를 이용해 국제선 취항도 가능한 점을 강조했다.

ATR 터보프롭 항공기는 국내 도서지역 노선 및 내륙 노선 외에도 단거리 국제선 취항도 가능하다. / 자료=ATR, 사진=제갈민 기자
ATR 터보프롭 항공기는 국내 도서지역 노선 및 내륙 노선 외에도 단거리 국제선 취항도 가능하다. / 자료=ATR, 사진=제갈민 기자

대표적으로 대마도(쓰시마섬)·아마미오섬·도쿠노섬 등 일본의 도서 지역이 있는데, 아마미오섬과 도쿠노섬의 경우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적인 제트기는 취항이 불가하지만 ATR의 터보프롭 항공기는 취항 허가를 받아 일본의 새로운 지역에 취항을 할 수도 있다. 대마도의 경우 현재는 부산에서 해상을 통해서만 오갈 수 있는데 터보프롭 항공기로 취항을 한다면 김포 또는 대구·청주공항 등 지역에서 접근성이 향상되는 이점이 존재한다.

또한 ATR은 자사 항공기가 동급 제트기보다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86인승 규모의 제트기보다 연료를 최대 45% 가량 더 적게 소모해 단거리 노선 운항에서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동급 제트기와 비교할 시에는 △소음이 3분의 1 수준이고 △탄소배출량이 45% 적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절반 수준인 점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보티에 수석부사장은 “300해리(약 555㎞) 이하 단거리 노선에서 ATR 터보프롭 항공기는 좌석 당 비용이 동급 소형 제트기 대비 22∼25% 낮으며 소음도 제트기에 비교했을 시 약 3분의 1 수준”이라며 “또 첨단 기술 덕분에 기존 제트기 대비 연료소모가 45% 적고, CO2 배출도 45% 적으며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절반 수준이다”면서 친환경성 및 경제성을 강조했다.

ATR은 이러한 한국 시장 상황을 기회로 삼아 향후 7년 후까지 국내 항공사들과 ATR 터보프롭 항공기 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해 여객기만 25대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하이에어가 ATR 72 항공기를 3대 운용해 내륙 및 제주 노선을 운항 중이며, 내년 ATR 터보프롭 항공기를 2대 더 도입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프로펠러항공기가 구식이고 제트기 대비 객실 내 소음이 더 크고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점에 대해 ATR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ATR 측은 “ATR 터보프롭 항공기는 조종석 전체가 디지털화를 거친 현대화된 항공기며 좌석 간 너비는 제트기와 동일한 18인치, 내부 소음도 제트기와 동일한 수준”이라면서 “항공기 운항 인증을 받을 때도 제트기와 동일하게 진행하고 있어 안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TR 42(30∼50인승)와 ATR 72(44∼78인승)는 전 세계에서 1,800대가 팔려 90인승 미만 항공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기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