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내년 하반기 구매시점 올 것으로 예상… 대출한도 및 보유 자금 등 자신의 상황 파악해야”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 정도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시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 정도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시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폭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실수요자들이 집을 구매하기 보다는 추가 가격 하락 기대감으로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를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시점으로 예상하면서도 실수요자들이 이자‧원리금 상환 능력, 자금 마련 여건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폭 확대… 서울, 5% 이상 떨어진 거래비율 급증

지난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11월 14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은 -0.47%로 전주 -0.39%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의 경우 -0.47%에서 -0.57%로, 서울은 -0.38%에서 -0.46%, 5대광역시 -0.39%→-0.4%, 8개도 -0.25%→-0.27%, 세종 -0.53%→-0.62% 등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  

또한 전국 176개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곳은 지난달 17일 기준 166개였으나 한 달만인 지난 14일 171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이어 같은 달 21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격(11월 15일 기준)을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3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5만17건(서울 1,9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주택거래 신고제 도입 이후 역대 최저치이기도 하다. 2006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기별 평균 거래량은 전국 약 14만4,000건(서울 약 1만8,000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3분기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1,927건)은 과거 16년 동안 분기별 평균치(약 1만8,000건)와 비교하면 거의 ‘거래절벽’ 수준에 속한다.

5% 이상 하락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올해 4분기 현재 전국 아파트 거래 가운데 직전 대비 5% 이상 떨어진 거래 비율은 평균 37.7%, 서울은 51.6%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서울은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4분기 47.1%에 비해 4.5%p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집값 하락 폭이 점점 벌어지고 내림세마저 장기화되면서 실수요층의 주택 마련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 내년 경기 전망, 정부의 추가 규제완화 등 따져야 할 부분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실수요자들의 적절한 주택 구매시점 등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일부 전문가는 실수요자가 내집 마련시 급매물 및 경매 등도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뉴시스
일부 전문가는 실수요자가 내집 마련시 급매물 및 경매 등도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뉴시스

◇ 전문가들 “내년 하반기 주택 구입 시기로 예상… 자금 조달 능력 등 살펴봐야”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고금리 여파로 인해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기에 실수요자들이 집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만 봐도 8~9월 두 달 동안 거래건수가 1,000여건도 못넘었는데 이는 25개 자치구별 평균 30~40건의 거래만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단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바뀌어야 시장 내 심리가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다수 전문가들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에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은 내년 상반기에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일단 시장 상황을 보면서 주택 매수 시점을 판단해야 할 듯 하다”며 “특히 이달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함에 따라 주택담도대출금리도 8%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편이 나을 듯 하다”고 조언했다.

임병철 팀장은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주택 구매를 결정하기는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실수요자들은 내년 상반기 경제 상황을 보고난 뒤 매수 시점을 판단하는 편이 좋다.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내년 하반기 여건까지 살펴본 후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단 청약가점이 높은 실수요층의 경우 정부가 사전청약시 시세 대비 70% 이하 가격에 초저리 장기모기지 등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주택 매수를 고민해볼 만하다”면서 “이때에도 주변 시세를 파악한 뒤 집값 하락시기에 이자 부담 등 여러 요건을 본인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지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내년 하반기 전세가율 70%에 근접하는 시기가 주택 매수 시점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올해 주택시장 하락장의 트리거는 미국의 ‘금리급발진’”이라고 운을 뗀 뒤 “따라서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점도표에 제시되어 있고 해외금융기관들의 컨센서스(전망치)가 부합하는 금리인하시점 즉 오는 2023년 하반기가 주택구입 적기라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대출규제가 많이 완화됐지만 현 정부의 주택금융정책 의도는 ‘집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연봉)에 맞는 건전한 대출’”이라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는 지속될 것이므로 실구매층은 막연히 LTV(담보인정비율) 한도만 따져서는 안되고 연소득에 따른 대출한도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하락장 속에 반등의 시그널은 결국 ‘전세가율’”이라며 “관심지역의 전세거래회전율이 높고 수도권의 경우 전세가율이 70%에 근접하는 경우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실수요자가 급매물‧경매‧신규 분양 등 자신에게 유리한 주택 구매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켜봐야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시점 윤곽이 나올 듯 하다”며 “지금처럼 집값의 하락 폭이 큰 시기에는 실수요가 아닌 단기차익 목적의 주택 구입은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뒤이어 “현 시점에 굳이 실구매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면 급매물, 경매, 신규 분양 등을 전부 비교해 본인에게 보다 유리한 방식으로 집을 사야 한다”며 “여기에 자신에게 적용되는 DSR 수준, 주담대(주택담보대출) 이자‧원리금 상환 능력, 대출 외 자기자금 마련 수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주간아파트가격동향(11월 14일 기준)
2022.11.17 한국부동산원
2022년 4분기 아파트 하락거래 비율 역대 최고수준
2022.11.21 직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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