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서울의 미분양주택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는 24일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미분양주택 증가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총 719가구(13개 단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 610가구에 비해 109가구(17.9%↑) 오른 수준이다.

전용 면적별 미분양주택 수는 전용 40㎡ 이하가 343가구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전용 40~60㎡ 253가구, 전용 60~85㎡ 121가구, 전용 85㎡ 초과 2가구 순이다.

전용 40㎡ 이하 소형주택의 경우 8월 267가구에서 9월 343가구로 늘어나면서 변동 폭이 가장 컸다. 이에 반해 전용 60~85㎡ 및 전용 85㎡ 초과 등 중·대형 주택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미분양주택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마포구로 245가구를 기록했다. 뒤이어 강북구 183가구, 구로구 69가구, 도봉구 60가구, 동대문구 50가구, 용산구 41가구, 금천구 34가구, 강동구 32가구, 광진구 3가구, 중구 2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 내 자치구 가운데 구로구는 8월 1가구에서 9월 69가구로 미분양주택이 급증했고 8월 미분양주택이 전혀 없었던 용산구는 9월 41가구가 미분양됐다.

흔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같은 기간 총 187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8월 188가구에서 1가구 줄어든 규모다.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강북구로 지난 8월과 9월 모두 118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분류됐다. 이외에 금천구 34가구, 강동구 32가구, 광진구 2가구 등이 ‘준공 후 미분양’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다른 자치구에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주택 증가 추세는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물가상승에 따른 원자재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3.0~3.25%에서 3.75~4.0%로 상승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이는 1.0%p로 벌어졌다. 

때문에 금융업계는 한은이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9월 한은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 오름세가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가계 대출규제 강화와 맞물려 주택매수심리가 약화되고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는 등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에 따라 담보가치 하락, 임대소득 감소 등으로 주택 관련 대출 차주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가계대출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여기에 부동산가격 급락시 건설투자가 상당폭 위축되면서 관련 업종(부동산·건설업 등) 중심으로 기업대출도 부실화될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률도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을 기존 4.8%에서 5.2%로 상향조정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 철강 등 주요 자재의 가격이 모두 오르는 추세”라며 “건설사들이 다른 부분 비용을 줄이면서 원자재가격 인상에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여파로 집값이 하락 추세인 반면 신규 주택의 분양가는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낮출 수 없어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부동산R114’이 조사한 올해(1~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443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94만원 보다 11.5% 오른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