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탄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극장가에 울림을 선사하고 있는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극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 ‘신스틸러’ 군단의 활약상을 짚어봤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정성화 분)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해운대’(2009), ‘국제시장’(2014)으로 한국 최초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이 ‘국제시장’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작품으로, 2009년 초연한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21일 개봉한 ‘영웅’은 안중근 의사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 호평을 얻고 있다. 또 그동안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던 한국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며 개봉 2주 차에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도 빼놓을 수 없는 호평 비결이다. 특히 안중근 그 자체로 분한 정성화를 필두로, 묵직한 울림을 안긴 김고은‧나문희 등 주연배우들은 물론, 장영남‧김승락‧김중희 등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스틸러’의 활약 역시 ‘영웅’을 더욱 빛나게 하는 힘이다. 

먼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치얼업’부터 드라마 ‘검은태양’,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하고 있는 장영남은 ‘영웅’에서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 역으로 분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웅 안중근이 아닌,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운함에 티격태격하다가도 결국엔 남편의 모든 결단을 지지하고 마음을 다해 응원하는 아내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몰입을 돕는다. 

일본인 캐릭터를 실감 나게 소화한 김승락, 김중희의 열연도 돋보인다. 특히 일본 뮤지컬계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여온 재일교포 배우 김승락은 조국의 원수 이토 히로부미로 분해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또 ‘이토의 야망’부터 ‘출정식’까지 베테랑 뮤지컬 배우다운 가창력을 선보이며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안중근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일본인 형사 와다 역을 맡은 김중희 역시 제 역할을 다한다. 능숙한 일본어 연기는 물론, 안중근을 집요하게 쫓으며 극적 긴장감을 더한다. 이들의 활약은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