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푸조 308은 날렵해 보이고 역동적인 느낌이 강하다. / 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은 날렵해 보이고 역동적인 느낌이 강하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세단에서 트렁크 부분을 뚝 잘라낸 모양새를 하고 있는 ‘해치백’이라는 장르의 차량은 국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저조하다. 특히나 비주류 수입차 브랜드의 해치백이라면 인기를 끌기가 힘들다.

여기에 딱 맞아떨어지는 차량이 뉴 푸조 308(이하 뉴 308)이다. 뉴 308은 푸조가 지난해 7월 국내에 출시한 신차지만 하반기 동안 판매 실적은 100여대 남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조한 판매 실적과 달리 뉴 308은 상당히 재미있고 경제적인 차량이면서 동시에 시선을 끌기 충분해 ‘가성비 수입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제격으로 보인다.

◇ 맹수를 닮은 외관, 볼륨감·입체감은 덤… 실내는 ‘레이싱 게임기’ 같아

푸조는 자사 모델의 패밀리룩으로 ‘펠린룩’을 적용하고 있다. 펠린(Feline)이란 ‘고양잇과 동물’ 또는 ‘고양이 같은’ 의미로, 푸조의 사자 엠블럼과 잘 맞아떨어진다.

특히 2021년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가다듬은 펠린룩을 적용한 신형 푸조 모델들은 한층 더 날카롭고 재빠르게 보여 과거의 푸조와는 완전히 다르며 ‘펠린룩’이라는 이름이 더욱 잘 어울린다.

그중에서도 9년 만에 완전변경(풀 모델 체인지)을 거친 푸조의 뉴 308은 해치백 모델 특성상 차량의 뒤가 짧고 엔진룸이 있는 전면은 긴 ‘롱 노즈 숏 데크’ 형상을 갖췄는데, 펠린룩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로 보인다.

뉴 푸조 308은 차체가 입체적이고 볼륨감이 느껴진다. / 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은 차체가 입체적이고 볼륨감이 느껴진다. / 제갈민 기자

특히 뉴 308의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은 마치 ‘사냥감을 노려보며 송곳니를 드러낸 맹수’처럼 느껴진다. 또한 낮은 차체는 민첩하게 보이며, 라디에이터그릴 상단에서 헤드램프를 거쳐 측면 도어 라인과 후면 테일램프로 이어지는 캐릭터라인은 차체의 굴곡과 볼륨감을 살려 한층 더 역동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준다.

후면부에서는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 한 풀 LED 3D 리어램프를 적용하고 램프의 모양을 얇고 좌우로 길게 디자인해 차체가 보다 넓게 보이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굴곡을 살린 디자인과 3D 리어램프는 볼륨감이 느껴지면서 입체적으로 보여 상당히 매력적이다.

여기에 새로운 방패형 엠블럼이 적용돼 신차라는 느낌이 부각된다. 방패형 엠블럼은 1960년대에 사용된 푸조 엠블럼을 재해석한 2D 형태로 구성돼 깔끔하게 느껴진다. 새로운 엠블럼은 외관에 라디에이터그릴과 트렁크 도어, 앞 펜더 측면, 각 바퀴의 휠 중앙에 총 8개와 실내 스티어링휠까지 총 9개가 부착된다.

뉴 푸조 308 실내 인테리어는 개성적이면서도 조작 편의성과 시인성을 중시한 모습이다. / 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 실내 인테리어는 개성적이면서도 조작 편의성과 시인성을 중시한 모습이다. / 제갈민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시트와 스티어링휠 덕분에 운전석에 앉으면 ‘레이싱 게임기’를 조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우선 시트는 세미버킷 형태로 설계됐으며 가죽과 알칸타라, 직물(패브릭) 소재가 고루 사용돼 인상적이다. 운전석에는 메모리 시트와 전동조절(파워시트) 기능이 탑재됐으며, 1열 운전석과 동승석은 열선 시트와 등 마사지 기능을 지원한다.

뉴 308의 스티어링휠은 일반적인 타사 차량 대비 직경이 짧다. 모양이 더블D컷으로 디자인돼 더욱 작게 느껴지며, 좌우의 패들시프트가 더해져 스포티한 특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특유의 2스포크 스티어링휠이 푸조 고유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스플레이 및 아이-콕핏(i-Cockpit)과 만나니 전체적인 실내 느낌은 레이싱 게임기 또는 비행기 조종간처럼 느껴진다.

푸조 아이-콕핏은 독특하면서도 조작편의성은 상당히 높아 긍정적인 평가가 자자하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스플레이(계기판)는 스티어링휠 위로 보이도록 높게 설계했음에도 운전자 시야는 가리지 않으면서 시인성은 높아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없더라도 불편함을 느끼기 힘들다.

뉴 푸조 308 실내 공간은 준중형 해치백 중에서 준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 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 실내 공간은 준중형 해치백 중에서 준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 제갈민 기자

신형으로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달라진 점으로는 스티어링휠 좌측 방향지시등 아래에 별도로 존재하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조작부가 사라지고 스티어링휠 좌측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센터페시아에는 10인치 고해상도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아래에는 홈·메뉴·공조기 조절·내장형 내비게이션·전화 등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터치버튼을 큼지막하게 마련했다. 터치 조작부 아래로는 피아노나 키보드의 건반 형태 물리버튼을 가로로 배치해 조작 편의성 및 직관성을 높였다.

다만 공조기를 켜고 끌 때는 건반 형태의 물리버튼으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지만, 송풍 방향이나 바람세기 등을 조작할 때는 터치스크린을 직접 조작해야 해 주행 중 조작은 쉽지 않다.

내장형 내비게이션은 ‘톰톰 내비게이션’이 탑재됐지만 도로명 주소로 검색 시 일부 검색이 되지 않는 장소가 적지 않아 사용 빈도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무선으로 지원하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은 티맵이나 카카오맵, 네이버지도 등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일 것으로 보인다.

기어 레버는 기존의 항공기 조종간 형태 대신 심플한 형태의 전자식 레버를 적용했다. 주행 모드 변경 버튼은 기존과 동일하게 앞뒤 버튼식으로 탑재했다. 기어 레버 앞쪽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가 설치돼 있으며 그 아래에 별도의 수납공간, 그리고 기어 레버 우측에 2구의 컵홀더로 구성해 효율적인 수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컵홀더 위로는 슬라이딩 형태의 덮개를 구성해 사용하지 않을 때는 덮어둘 수 있도록 했다.

뉴 푸조 308 센터페시아 주요 부분. / 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 센터페시아 주요 부분. / 제갈민 기자

푸조 뉴 308의 차체 크기는 경쟁 모델과 비교 시 큰 편에 속하는데 덕분에 2열은 헤드룸이나 레그룸 모두 경쟁 모델 대비 넉넉한 편이다. 1열 시트를 180㎝ 성인 남성 기준으로 조절한 후 2열로 옮겨 타더라도 무릎이 1열 시트에 닿지 않으며 공간 여유가 있다. 또한 헤드룸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180㎝ 성인 기준 머리가 루프에 닿지는 않아 불편함은 없다.

2열 시트 좌우 등받이와 엉덩이·허벅지 받침 부분 소재는 1열 시트와 동일하게 구성돼 고급스러움이 더해지는 점이다. 1열 콘솔 박스 후면으로는 송풍구와 USB C-타입이 각각 2구씩 설계됐으며, 그 아래에 작은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2열 수납공간으로는 도어 포켓이 있는데, 공간이 넉넉해 페트병에 든 음료수나 밀폐가 가능한 음료 텀블러 등을 보관하기에 용이하다. 암레스트에는 컵홀더 2구와 스마트폰 등 소지품 보관을 위해 컵홀더 앞쪽에 가로로 수납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선루프는 1열 윗부분만 열리는 형태로, 파노라마 선루프가 탑재되지 않은 점은 2열 탑승객 입장에서 옥의 티다.

제원 상 적재함 공간은 412ℓ로 타사의 동급 해치백이 380ℓ 내외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느껴진다. 실제 공간도 나름 준수하다. 2열 시트를 6대 4 형태로 접을 수 있는데, 시트 끝부분과 트렁크 접합부에 턱이 생기는 점은 해치백 특성상 감안해야 한다.

뉴 푸조 308은 다양한 운전자 편의기능을 지원하지만 일부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 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은 다양한 운전자 편의기능을 지원하지만 일부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 제갈민 기자

◇ 아쉬운 오토홀드 기능, ACC 작동 시에만 지원… 극강의 연비 ‘최고 25㎞/ℓ’

주행 성능은 흠잡을 곳이 없다. 1.5ℓ 블루HDi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 토크 30.6㎏·m를 발휘한다. 순간적인 가속 성능이나 힘을 내는 토크는 국산 중형 세단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행 중 감속 후 재빠른 재가속이 가능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실제로 시승 간 순간 가속은 모자람이 없었으며, 동급 경쟁 모델이나 국산 중형 세단보다 더 빠르게 느껴졌다. 이는 공차 중량이 1,390㎏에 불과한 덕에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로 보인다.

이러한 토크를 느껴보려면 스포츠 모드로 고속 주행을 하면 된다. 일부 차량은 주행 모드 간에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인 경우도 있지만 푸조 뉴 308은 모드별로 주행 느낌이 다른 게 느껴질 정도다.

뉴 푸조 308은 주행 모드 별로 실내 앰비언트 라이트 색상이 바뀌며, 주행 느낌도 다르게 변화한다. / 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은 주행 모드 별로 실내 앰비언트 라이트 색상이 바뀌며, 주행 느낌도 다르게 변화한다. / 제갈민 기자

기본 노말 모드에서는 빠른 기어 변속으로 효율적인 주행을 가능하도록 세팅이 돼 있으며, 에코 모드는 상대적으로 반응이 느리거나 출력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스포츠 모드로 고속 주행을 하면 주행 속도에 비해 기어는 상대적으로 저단을 유지하며 고회전(고RPM)에서 뿜어내는 토크의 힘으로 차량을 밀어준다. 에코 모드로 고속 주행을 하면 오히려 출력 부족으로 인해 가속페달을 더 밟게 되는데 이는 연료효율(연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심 주행에서는 노말 모드도 부족함이 없으며,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한다면 스포츠 모드로 주행을 하면 된다. 고속 주행을 하면서도 속도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으며 안정적이다. 노면 소음이나 진동, 풍절음 등 외부 소음 유입은 준중형이라는 차량 체급의 한계로 정숙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불편한 수준도 아니다.

ACC 기능은 차로 이탈 방지와 전방 차간 거리 조절부터 선행 차량과 간격을 인지해 신호 대기 시 완전 정차 및 오토홀드(오토 브레이크)까지 지원한다. 그러나 ACC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오토홀드를 지원하지 않아 아쉬운 점이다. ACC 기능 작동 시 오토홀드 기능을 사용한다면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ACC 미사용 시에도 오토홀드 기능을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회전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ISG(아이들링 스톱 앤 고) 기능도 탑재했다.

연비는 디젤 명가 푸조답게 도심에서는 14∼15㎞/ℓ, 고속 주행 시에는 24∼25㎞/ℓ 수준을 달성했다. 최근 경유 가격이 많이 비싸졌지만 푸조 뉴 308 정도의 효율이라면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 푸조 308 누적 주행 연비(위쪽)와 고속 주행 간 연비(아래). 트립 컴퓨터 측정을 기반으로 역산하면 뉴 푸조 308은 연료를 가득 채우고 정속 고속 주행 시 1,000 / 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 누적 주행 연비(위쪽)와 고속 주행 간 연비(아래). 트립 컴퓨터 측정을 기반으로 역산하면 뉴 푸조 308은 연료를 가득 채우고 정속 고속 주행 시 1,0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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