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에서는 올해 키워드로 연구개발(R&D)을 강조했다. / 픽사베이
국내 주요 제약사에서는 올해 키워드로 연구개발(R&D)을 강조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올해 초 진행한 시무식 및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연구개발(R&D)’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각 사는 신약개발에 힘을 쏟아 성장 동력으로 활용, 한국 제약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한양행 “제2·제3 렉라자 개발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유한양행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 발굴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은 유한양행 본사 / 유한양행
유한양행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 발굴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은 유한양행 본사 / 유한양행

오는 6월 창립 97주년을 앞두고 있는 유한양행은 올해도 R&D 역량 강화와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신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연초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R&D 역량 강화와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신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제2·제3의 렉라자를 조기에 개발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유망 파이프라인의 도입과 기반기술의 확장을 통해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펙수클루(성분명: 레이저티닙, 이하 렉라자)는 3세대 돌연변이형 EGFR 억제 폐암치료제로, 지난 2018년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공동개발 중인 신약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폐암치료제 신약으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어 같은 해 7월부터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돼 본격적인 국내 시장 시판에 나섰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 결과물로 손꼽힌다.

렉라자는 지난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된 폐암치료제로, 도입 당시에는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이었으나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해 31호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조욱제 사장이 ‘유망 파이프라인 도입’을 강조하는 이유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렉라자 외에도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YH14618)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를 위한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을 치료하기 위한 융합단백질(GLP-1/FGF21 dual agonist) △위장관 질환 치료제(YH12852) 등을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했으며, 이를 포함해 17개 신약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 녹십자 “꼭 필요한 약 만들어야… 도전의 DNA 깨워 재도약”

GC녹십자는 올해 자사 신약의 미국 FDA 심사를 통과해 재도약을 하려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GC녹십자 본사 목암빌딩. / GC녹십자
GC녹십자는 올해 자사 신약의 미국 FDA 심사를 통과해 재도약을 하려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GC녹십자 본사 목암빌딩. / GC녹십자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창립 후 56년 동안 ‘만들기 힘든 약, 그러나 꼭 필요한 약’을 만들기 위해 지속해온 끈질긴 도전의 시간처럼 불가능해 보일수록 더 악착같이 달려들고 어려울수록 포기를 모르는 도전의 DNA를 다시 흔들어 깨울 때”라며 “이제 다시 청년(靑年)의 심장으로 목표를 향해 다시 한 번 뛰어오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녹십자는 지난 2015년부터 도전해 온 면역 글로불린 ‘IVIG-SN 10%’의 미국 허가를 위해 상반기 중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현장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IVIG-SN 10%는 인간 혈장에서 추출한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생산공장인 오창공장 현장실사만 마무리되면 연내 FDA 허가가 기대된다.

또한 산필리포증후군 A형(MPS III A) 치료 후보물질이 미국 FDA로부터 희귀소아질환의약품(RPDD)에 지정된데 이어 최근에는 희귀의약품(ODD)으로도 승인돼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RPDD 승인 의약품은 신약 허가 심사기간을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는 우선심사바우처(PRV) 신청 대상이며, ODD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세금감면과 연구보조금, 마케팅 독점권, 신속심사, 심사비용 면제 등 혜택을 받고 임상2상 시험 완료 후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녹십자와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 후보물질 공동개발 파트너사 노벨파마는 신약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산필리포증후군 A형은 유전자 결함으로 중추신경계에 헤파란 황산염(Heparan sulfate)이 축적, 중추신경계의 점진적인 손상을 유발하는 열성 유전질환이다. 아직 치료제가 없어 대부분 환자가 증상 악화로 15세 전후에 사망하는 중증질환에 해당한다.

◇ 대웅제약 “혁신 신약 R&D 투자 강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육성”

대웅제약은 올해도 혁신 신약 R&D를 강화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육성하기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올해도 혁신 신약 R&D를 강화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육성하기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지난해 코로나19·고금리·저성장 기조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매출 1조원 클럽 달성과 함께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럼에도 대웅제약은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R&D 분야에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육성과 혁신 신약 플랫폼 강화 등을 주문했다.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의 성공적인 출시와 더불어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 허가 획득으로 2년 연속 신약 허가 승인이라는 성과를 통해 대웅제약의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대내외에 확실히 각인시켰다”며 “또한 나보타가 세계 속의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등 양적·질적인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한 해”라고 평가했다.

대웅제약의 올해 경영방침으로는 △고객 가치 향상 △도전과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 육성 △혁신 신약 플랫폼 강화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대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육성을 제시했다.

전승호 대표는 “혁신 신약 플랫폼 강화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대를 위해서 글로벌 신약 개발 성과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서 나아가는 펙수클루, 엔블로와 함께 특발성 폐섬유증,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신약 등 치료적 미충족 니즈가 큰 분야에서의 계열 내 최고·계열 내 최초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제제 성과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빅 파마로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협력을 통한 기술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여 혁신적인 국내외 파트너들을 지속 발굴하고 동반 성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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