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결 누적 매출·영업익 감소, 순손실 12억원
이자 등 금융원가 ­212억원… 총 부채 1조원 돌파
올해 투자손실 ­283억원… 최근 5년 중 수익 한 차례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기준 10대 제약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을 400억원 이상 달성했음에도 이를 전부 까먹은 요인으로는 금융원가와 투자손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GC녹십자 본사 목암빌딩. / GC녹십자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기준 10대 제약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을 400억원 이상 달성했음에도 이를 전부 까먹은 요인으로는 금융원가와 투자손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GC녹십자 본사 목암빌딩. / GC녹십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10대 제약사들 가운데 GC녹십자(이하 녹십자)가 유일하게 올해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특히 3분기 누적 400억원 이상 영업이익(흑자)을 기록하고도 당기순손실(적자)을 기록해 수익을 갉아먹은 부분에 관심이 쏠린다.

녹십자에서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누적 실적은 △매출 1조2,217억원 △영업이익 428억원 △순손실 12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0%, 58.7%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우선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지역분쟁 등 지정학적 이슈와 독감 국가 예방접종 지원 사업 입찰 물량 감소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의 고수익성 제품인 희귀질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해외 지정학적 이슈로 수출 물량이 감소했으며, 독감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 입찰 물량은 지난해 총 479만 도즈에서 올해는 174만 도즈로 크게 줄었다.

다만 그간 벌어들인 4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전부 까먹고 추가로 약 12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한 점은 영업 외 부분에서 적자가 크게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녹십자의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보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전부 까먹은 요인은 ‘금융원가’와 ‘관계기업투자손익’ 항목인 것을 알 수 있다.

금융원가는 은행 등 금융권에서 빌린 돈의 이자비용이나 의약품 수출입 등 과정에 발생하는 외환차손 등을 포함한다. 녹십자가 올해 3분기까지 금융원가로 지출한 비용은 212억원이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리스 포함)만 193억원이다.

녹십자는 지난 2018년까지만해도 이자 등 금융원가로 연간 지출하는 금융비용이 100억원 내외 수준이었다. 그런데 2019년부터 리스이자(이자비용·리스)가 추가로 생겨났고, 외화환산손실 급증,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실 등으로 금융비용 총액이 200억원 이상으로 치솟은 후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어 2021년과 2022년에는 이자비용만 100억원, 15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이자비용만으로 200억원 이상 지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원가가 크게 늘어난 2019년은 녹십자의 부채규모가 7,75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 급증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후 녹십자의 부채 규모는 △2020년 8,821억원 △2021년 9,624억원 △2022년 9,589억원 등으로 늘어났고, 올해 3분기말 기준 부채는 1조원을 돌파(1조1,257억원)했다. 그나마 부채비율은 아직까지 72.5%로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관계기업 투자로 인한 손실도 지속되고 있다. 녹십자의 최근 5년 관계기업 투자손익을 살펴보면 2018부터 2020년까지 매해 70억원, 28억원, 56억원 손실을 기록한 후 2021년 815억원 수익으로 돌아섰으나 지난해 다시 181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이어 올해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계속해서 손실을 이어와 누적 283억원 손실을 기록 중이다.

관계기업 투자손익 항목은 기업이 관계기업이나 공동기업에 투자한 결과로 발생하는 손익을 나타낸다. 기업이 특정 기업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때 해당 기업의 손실이나 이익, 배당금 등에 따라 발생하는 손익을 포함해 기업의 재무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녹십자가 투자한 관계기업으로는 △매각예정자산 GC노스아메리카 46.85%(지분) △미국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 8.33% △펫플랫폼제1호조합 46.73% △펫플랫폼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 22.45% △포휴먼라이프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60.31% △RMG-KB 바이오엑세스 펀드 L.P 39.2% △미국 암 진단 기업 지니스헬스 24.86% △에스엔피코스메틱 33.69% △녹십자 미국 자회사 큐레보 45.09% △미국 현지 특수목적법인 코에라 27.4% 등이 있다.

녹십자 측은 “관계기업의 실적 부진이 당사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녹십자 3분기 분기보고서 연결재무제표
2023. 12. 05 녹십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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