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빌라 매매거래량 1년 간 83.8% 급감… 서대문구 유일하게 45% 증가

지난해 12월 서울 빌라 매매거래량이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 뉴시스
지난해 12월 서울 빌라 매매거래량이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와 ‘빌라왕 사태’로 인한 전세사기 이슈 등으로 인해 작년 12월 빌라 매매거래량이 1년 전에 비해 절반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다세대·연립(빌라) 주택의 매매거래량은 1,313건으로 2021년 12월 3,386건에 비해 61.2% 줄었다.

자치구별로는 마포구가 234건에서 38건으로 1년 새 매매거래량이 83.8% 감소했고, 이어 양천구 81.9%(270→49), 강동구 81%(206→39), 송파구 75.7%(202→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빌라 매매거래량이 유일하게 늘어난 곳은 서대문구로 45%(62→90) 증가했다. 

빌라 가격도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가격지수에 의하면 2021년 12월 102.5를 기록했던 지수는 지난해 12월 100.8까지 내려간 상태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102.3에서 100.4까지 하락했다. 특히 서울에서 전세사기가 가장 많았던 강서구가 포함된 서남권(강서‧관악‧구로구 등)은 100선을 유지한 다른 권역과 달리 1년새 99.4까지 내려갔다.

이외에도 경기는 103.3에서 101.9로, 인천은 102.8에서 100.3, 5대광역시 102.1에서 100.3으로 떨어졌다.

최근 1년간 전국 빌라 매매가격지수 현황/ 한국부동산원
최근 1년간 전국 빌라 매매가격지수 현황/ 한국부동산원

빌라의 경우 주로 아파트 구입이 어려운 20·30청년·사회초년생, 서민층이 주로 이용하는 주거형태다. 서울 등 도심 지역 내 빌라는 상권 밀집지역 및 지하철역 주변 등 교통 요지에 몰려 있어 그동안 청년층 등의 선호도 높았다.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실거래파악 등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들어선 ‘빌라왕’ 사태 등 전세사기 대부분이 빌라 전세 세입자들을 상대로 발생하면서 빌라에 대한 선호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국 평균 다세대·연립 주택의 전세가율은 82.4%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수도권과 지방의 전세가율은 83.1%, 77.2%를 기록했으며 서울의 전세가율은 80%에 근접한 79.7%로 조사됐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로 부동산 업계에서는 흔히 전세가율 80% 이상을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성이 큰 ‘깡통전세’로 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빌라의 경우 주변과의 시세 비교가 어렵지만 개발비가 아파트 등에 비해 저렴하고 그간 전세수요가 꾸준했다는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일부 집주인과 건설업자, 공인중개사 등이 공모해 ‘풀옵션·신축건물·이자지원’ 등을 미끼로 다수의 청년층 세입자로부터 수백억원대의 보증금을 받은 뒤 무차별적으로 빌라를 사들이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금리인상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세입자가 줄자 이들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여기에 자신들의 세금 체납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전세사기는 속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현재까지 다양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 방안을 마련했으나 아직까지는 실효성있다고 평가받은 대책은 없다”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내달 전세사기 종합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만큼 정부는 기존 대책 보완 및 추가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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