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에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는 관측이 제기돼 뒷말이 무성하다. /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에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는 관측이 제기돼 뒷말이 무성하다. / 한국예탁결제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인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특정 인사 내정설이 돌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차기 사장으로 대선 캠프 출신 인사를 내정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인데 낙하산 시비가 불거질 지 주목된다. 

◇ 이번엔 관료 대신 캠프 출신 낙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이명호 사장의 임기가 지난달 말로 만료됨에 따라 후임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마감된 예탁결제원 사장 공개모집엔 금융권 인사 11명이 지원서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원자에 대한 서류 검토 및 면접 심사 후 주주총회에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차기 사장은 차기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거친 뒤 금융위원회장이 최종 임명한다. 

그런데 관가 안팎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 인물이 예탁원의 후임 사장에 사실상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내정설에 휘말린 인물은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이다.

이순호 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해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총괄한 경제 분야 싱크탱크 구성원 중 한 명으로 참여한 인사다. 캠프에선 경제·금융 정책 공약 발굴 업무를 맡았다. 윤 대통령 당선 후엔 인수위원위 비상임 자문위원도 지냈다. 

이 실장이 선거 캠프에 참여한 데엔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인 김소영 부위원장과의 인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됐다. 김 부위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으로 참여하며 전반적인 경제 정책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았던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이처럼 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업계 안팎은 술렁이고 있다. 한국예탁원은 주로 금융관료이나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가 사장으로 임명되는 관행이 이어져왔다. 

2000년 이후 임명된 역대 사장을 살펴보면 관료 출신이 아닌 인사는 이수화 전 사장과 김경동 전 사장 등 2명뿐이었다. 김경동 전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2013년 11월 이후 임명된 사장 3명은 모두 금융위 출신이었다. 현 수장인 이명호 사장 역시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 자본시장조사심의관을 지낸 금융 관료 출신이다. 

이 때문에 이번 인선에도 금융 관료 출신이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바 있다. 그런데 대선 캠프 출신 인사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업계는 술렁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내정설이 현실화된다면 잡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은인사 논란 뿐 아니라 전문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어서다. 이 실장은 은행업, 정책금융, 디지털혁신 연구에 집중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예탁결제원의 자본시장 업무 관련성에서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차기 사장 후보자 자격요건으로 △정부와 증권·금융기관과의 대외업무 추진능력(25점)△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20점)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조직 관리 역량(20점) △비전 제시 및 전략적 리더십(20점) △청렴성과 개혁성 등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덕목(15점) 등을 제시했다. 

한편 예탁결제원 노조는 이 같은 내정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7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인선 절차에 공정성 의문을 제기하며 사장 공모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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