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뉴시스
대원제약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실적의 걸림돌이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이제는 실적의 날개가 됐다. 대원제약이 ‘감기약 특수’의 수혜를 톡톡히 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9일 대원제약이 공시한 지난해 잠정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결기준 4,788억원의 매출액과 430억원의 영업이익, 2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21% 늘고,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121.39%, 353.77% 급증한 실적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이기도 하다.

대원제약의 이러한 실적은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감기약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2021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감기약 수요 증가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으며, 심지어 ‘감기약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 ‘콜대원’ 등 대원제약의 주요 제품은 대표적인 품귀 감기약이었다.

대원제약 입장에선 한때 악재로 작용했던 코로나19 사태로 호재로 뒤바뀐 모습이다. 대원제약은 2012년 1,381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이 △2013년 1,588억원 △2014년 1,819억원 △2015년 2,161억원 △2016년 2,407억원 △2017년 2,654억원 △2018년 2,866억원 △2019년 3,17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12년 134억원 △2013년 155억원 △2014년 178억원 △2015년 230억원 △2016년 291억원 △2017년 252억원 △2018년 307억원 △2019년 351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첫해인 2020년엔 3,085억원의 매출액과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나란히 역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부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방역이 강화되면서 일반 감기 환자 등이 줄어든데 따른 것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업계처럼 실적이 고꾸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이어져온 실적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은 그 의미가 가볍지 않았다.

그런데 이듬해인 2021년엔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가 대규모 확산세를 보이는 한편 증상은 약화되면서, 대응 방침이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감기약 수요가 급증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대원제약은 2021년 3,54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다시 성장세를 되찾을 수 있었다. 다만, 여러 변수들이 복잡하게 작용하면서 영업이익은 194억원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대원제약의 영업이익이 2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더욱 확실한 호재로 작용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기록하기에 이른 대원제약이다.

물론 대원제약의 이러한 실적을 오로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대원제약은 그간 기존 신약의 적용 범위와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온 바 있으며, 이 역시 실적 성장에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더 종식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대원제약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연매출 5,000억원 시대로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대원제약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 15% 이상 변경)’ 공시
2023. 2. 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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