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지난 1일부터 인상됐다. 이번 택시요금 인상안은 서울시가 서울 택시업계의 요구사안을 최대한 반영을 해준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심야시간 할증 기준을 변경한 것에 이어 단 두 달 만에 요금 인상이 이뤄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결국 택시 이용객이 줄어드는 사태를 초래했고, 택시 운전사들마저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택시요금 인상이 연달아 이뤄진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심야시간 ‘택시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심야할증 시간을 2시간 앞당기고, 이용자가 많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심야할증 20%에 ‘피크타임 할증’ 20%를 추가로 책정해 최대 40%의 할증률을 적용했다.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심야할증 요금이 조정된 것이다.

이로 인해 오후 10시부터 11시, 그리고 다음날 오전 2시부터 4시까지는 기본요금이 4,600원으로 올랐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기본요금이 5,300원까지 인상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택시비 부담에 대한 얘기는 많지 않았다. 택시 운전사들 사이에서도 택시호출 알람이 줄어들긴 했지만 수입은 증가해 불만이 감지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일부터 서울시 택시의 기본요금까지 4,800원으로 이전보다 1,000원 인상됐고, 기본요금 적용 거리는 기존 2㎞에서 1.6㎞로 400m 단축됐다. 이는 심야시간 택시요금 인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심야할증과 피크타임 할증이 동시에 적용돼 기본요금이 6,700원으로 급증했다. 기본요금 적용 거리도 줄어들고, 요금 인상 주행거리 및 주행시간 기준도 단축돼 택시 이용 시 요금 인상 속도가 빨라졌다.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심야시간대에 택시 이용을 꺼리게 하는 방아쇠가 됐고, 결국 택시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시간대에 택시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일찍 귀가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심야 영업을 하는 주점이나 번화가의 노점상 등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모습까지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택시요금 심야할증 기준이 변경되면서 심야시간 택시요금 부담이 커진 데 더해, 기본요금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킨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그 누구도 택시요금 인상을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택시요금 인상 후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 사이 택시 이용객 수가 줄어들어 거리에는 빈 택시가 넘쳐나고 택시 운전사들의 수익 등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두고 지난달부터 ‘택시업계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논란이 꾸준했다. 이제 서서히 수면 위로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서울시에서는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택시업계가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줬는데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얘기다.

택시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요금인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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