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 간 네거티브전도 격화되는 모습이다. 상대 후보의 치부를 들추는 데 집중하면서 ‘비전 없는 비난’으로만 점철되는 꼴이다. 사실상 ‘진흙탕 싸움’이라는 비아냥에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대표적으로 ‘울산역 KTX 의혹’은 이번 전당대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황교안 후보가 쏘아 올린 의혹을 안철수 후보가 받으면서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김기현 후보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안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김 후보의 해명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하며 ‘제2의 대장동’, ‘울산의 이재명’이라는 말로 김 후보를 몰아세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김 후보가 법적 대응을 거론하며 상대 후보들에게 경고하고 나섰지만, 네거티브 측면에서 김 후보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전당대회 레이스의 막이 오르면서 안 후보의 ‘색깔론’을 공론화한 사람이 그였기 때문이다. 과거 안 후보의 말을 문제 삼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정치 이력도 흠집 내기 시작했다.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보수정당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다고 강조한 것이다. 

비단 당 대표 후보군에서만 이러한 잡음이 새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 후보군 사이에서도 이러한 네거티브 공세가 빗발치고 있다. 전날(27일) 최고위원 및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의 TV 토론회에서 ‘음주운전 이력’, 사문서 위조‘ 등의 논란이 재점화된 게 대표적이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후보의 ‘웹소설 논란’을 두고 설전을 벌인 것 역시 과열된 네거티브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물론 당을 이끌 지도부의 자질을 검증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마냥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여기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다는 점 때문에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자아낸다. 검증을 명분으로 시작된 네거티브는 감정싸움으로 비화되기 쉽다. 이미 시작부터 ‘겁먹은 개’, ‘바퀴벌레’ 등 막말을 주고받았던 것도 과열된 전당대회를 우려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남게 되는 것은 상처뿐이다.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지만 결국 뇌리에 남는 것은 ‘윤심’과 ‘비방전’ 뿐이라는 것은 다시금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궁극적으로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줘야 할 장이 돼야 한다는 데 아마 이견은 없을 것이다. 이미 ‘100% 당심 룰’ 때문에 시작부터 국민과 한 발 떨어진 전당대회가 당의 비전까지 놓친다면 소리만 요란한 ‘그들만의 비난전’으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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