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관 협의체 발족, 카지노산업 발전 위해 머리 맞대
국내 카지노 산업, 기준 모호… 산업 발전 규제하는 요소로 작용
카지노 관련 부정적 인식 여전… 위상 제고 위해 학계 노력 필요

한국카지노관광학회가 지난 24일 출범을 알렸다. 김영문 한국카지노관광학회 산학회장은 이날 총회 개회사를 통해 카지노 산업이 국내 관광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제갈민 기자
한국카지노관광학회가 지난 24일 출범을 알렸다. 김영문 한국카지노관광학회 산학회장은 이날 총회 개회사를 통해 카지노 산업이 국내 관광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강서구=제갈민 기자  국내 관광·카지노 산업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전문 학회가 지난 24일 출범했다. 이번에 출범한 한국카지노관광학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카지노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통된 목적으로 산업계와 학계, 정부기관 등 다방면에 걸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카지노관광학회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발기인 총회 및 기념 포럼을 열고 ‘포스트코로나시대, 카지노 발전방안’에 대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한국카지노관광학회 총회는 김영문 메이필드호텔 대표이사의 개회사와 서원석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진행됐다. 이어 김상혁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윤태환 동의대학교 호텔·컨벤션경영학 교수, 김엄권 GKL(그랜드코리아레저) 홍보팀장, 최지환 파라다이스그룹 상무, 한수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등이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그 외에 강원랜드·하이원리조트,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 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학계 교수 등이 참석했다. 

한국카지노관광학회 산학회장을 맡은 김영문 메이필드호텔 대표는 “왜 카지노 학회는 없을까 생각해보니 그 동안 이러한 부분에 대한 노력이나 시도가 없었던 것 같아 업계 관계자들과 힘을 합쳐 학회를 만들게 됐다”며 “카지노 산업을 학문화하고 체계화해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관광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선순환의 흐름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지노 산업은 국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정작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며 카지노 산업과 관련된 학회도 존재하지 않았다.

카지노 산업은 국내 관광 산업 발전에 기여도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진다. 카지노 업계에서는 매출의 10%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정부에 납부한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결산 기준 관광진흥개발기금 총 수입은 약 1조2,380억원이다. 이 가운데 카지노 업계에서는 2,470억원을 차지했다. 연간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약 20%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카지노 산업에 대해 규제만 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 롯데관광개발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의 카지노 산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카지노 사업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 롯데관광개발

예시로 국내 카지노 사업장은 규모를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 카지노 사업장은 그간 호텔의 부대시설로 인식돼 호텔 내 한 곳에만 운영을 할 수 있으며, 호텔 내에 2곳 이상에서 카지노 시설을 별도로 운영할 수는 없다. 다만 기존의 카지노 사업장과 새로 확장하는 카지노 사업장이 통로로 이어져 있다면 확장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기준이 상당히 모호하다”며 “최소한 ‘호텔·리조트 부지 내에서만이라도 자유롭게 사업 확대’를 가능하도록 기준을 명확하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다.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카지노 사업장도 제한적이다. 1995년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근거로 지금까지 내국인 카지노를 강원랜드가 독점하고 있다. 이 법의 효력 시한은 당초 2025년이었다. 이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내국인 카지노 유치를 위한 움직임도 보였으나, 지난 2021년 효력을 2045년까지 20년 연장하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면서 강원랜드가 독점적 지위를 계속해서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독점 사업구조에 대해 내국인 카지노를 추진하려던 지역 등 일각에서는 국내 카지노 사업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삼걸 강원랜드·하이원리조트 대표이사도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카지노에 대한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고 이에는 오픈카지노 독점권도 포함된다”고 말한 바 있다.

카지노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숙제로 남아있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카지노에 대해 관심이 커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외부로 보이는 도박, 범죄, 자금세탁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제고하기 위해서는 학회에서 학문적 발전, 종사원의 자격과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는 학회에서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카지노관광학회 총회에 참석한 김상혁 교수는 “복합리조트 등으로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려 노력했지만 ‘카지노’라는 드라마에서는 카지노 사업을 하는 이들을 범죄 집단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카지노 산업의 위상 제고를 위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카지노 산업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기관의 부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상혁 교수는 “국내에서는 카지노 산업을 하고 있음에도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이를 관리하는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고 문체부에서 카지노와 관련한 업무를 하는 인력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이곳은 다양한 산업을 통틀어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만큼 건전한 복합생태계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카지노 산업만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해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합리조트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대형화되는 복합리조트 내 카지노와 소규모 카지노 단일 업장은 운영에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점을 이원화해 사업 운영에 차별화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카지노 사업장은 총 16개에 불과한 상황이지만 연간 매출은 약 3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아시아 카지노 시장의 3%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한된 환경, 제한된 대상 등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점에 대해 업계에서는 ‘가성비’는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최근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등이 정부 차원에서 카지노 사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국제 시장에서 국내 카지노 사업장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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