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는 최근 경유지 기능을 이용해 함께 탑승한 동승자들의 요금을 정산해주는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타다 
타다는 최근 경유지 기능을 이용해 함께 탑승한 동승자들의 요금을 정산해주는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타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택시업계가 여러모로 뒤숭숭한 가운데,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고 나서 눈길을 끈다. 동승자들과 각자의 이동거리에 따라 요금을 정산해주는 기능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앞서 국내 택시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던 타다가 또 한 번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택시 서비스 품질 끌어올렸던 타다, 이번엔 ‘경유지 정산’으로 가려운 곳 긁다

2018년 10월 등장한 타다는 짧은 시간에 존재감을 키웠다. 당시 선보인 ‘타다 베이직’ 서비스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호출 및 결제하는 방식은 이미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었고, 승합차를 활용한 대형택시도 기존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물론, 택시면허 없이 렌터카를 초단기 대여해주면서 운전기사를 알선해주는 구조는 기존과 전혀 달랐다. 이는 타다 사업의 핵심적인 특징이자, 머지않아 ‘타다 베이직’이 사라진 이유가 되기도 했다. 다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 입장에서 봤을 때 ‘타다 베이직’은 기존의 대형택시 호출서비스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다가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는 서비스 품질에 있었다. 청결하고 안락한 차량 환경과 운전기사의 친절 및 안전운행, 그리고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 및 와이파이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이에 요금이 더 높더라도 타다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었다.

‘타다 베이직’이 제공한 서비스 품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구축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택시업계에선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었다. 오히려 당시 택시업계는 불친절과 거친 운전 등 낮은 서비스 품질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워왔었고, 택시를 둘러싼 인식 또한 부정적인 편이었다.

결과적으로 타다의 등장은 국내 택시업계 전반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변화를 가져왔다. 타다의 등장으로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비록 타다는 ‘타다 베이직’이 많은 논란 속에 2020년 4월을 기대 중단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어야했지만, 택시업계에 남긴 발자취는 의미가 컸다.

이후 재정비를 거쳐 현재 △타다 넥스트 △타다 라이트 △타다 플러스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인 타다는 최근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N분의 1 요금 나눠서 정산하기’ 기능이다. 경유지 설정 기능을 활용해 여럿이 함께 이용한 경우, 이동거리에 비례한 각자의 요금을 확인하고 정산 요청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다.

목적지가 비슷한 여럿이 함께 같은 택시를 타는 ‘합승’은 오랜 역사 속에 변화를 거듭해왔다.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목적이 있었던 택시기사 차원의 합승은 여러 문제를 낳았고, 결국 1982년 법으로 금지됐지만 이후에도 한동안 사회적 문제로 남았다. 택시비를 아끼기 위한 승객 차원의 합승은 스마트폰 기반의 택시호출 시대가 열린 이후 경유지 설정 기능이 도입되면서 한층 더 수월해졌다. 지난해에는 이른바 ‘택시대란’ 사태가 불거지면서 그에 따른 대책으로 40년 만에 택시 합승이 조건부 허용되기도 했다.

타다가 새롭게 도입한 ‘N분의 1 요금 나눠서 정산하기’ 기능은 정부가 조건부 허용한 합승 서비스와는 무관하다. 정부가 허용한 합승 서비스는 택시 플랫폼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불특정 승객을 대상으로 제공한다. 타다가 도입한 기능은 승객 차원에서 경유지 설정을 통해 합승을 할 때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러한 기능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유지 등록을 통해 승객 차원의 합승이 한층 수월해진 뒤에도 요금 정산은 과거에 머물러있었는데, 타다가 그 지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는 ‘더치페이’ 문화가 더욱 자리 잡고, 택시요금 부담이 커진 시대상과 맞물려 소비자들에게 큰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타다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업계 전반에 또 한 번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뿐 아니라 시대상에 부합하는 기능인데다, 경쟁사들이 도입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단순히 정산 요금 안내를 넘어 자동결제 기능으로 확대될 여지도 충분하다.

타다 관계자는 “지금까지 택시는 여럿이 명확하게 정산하기 애매한 소비 영역이었지만 이제부터 타다 이용자는 실제 이동한 만큼 요금을 확인하고 나눌 수 있게 됐다”며 “타다는 앞으로도 편리한 사용성과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이동의 전 과정에서 새로운 이동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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