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플랫폼 업계가 서비스 강화 경쟁으로 분주한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안팎으로 뒤숭숭한 모습이다. / 뉴시스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가 서비스 강화 경쟁으로 분주한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안팎으로 뒤숭숭한 모습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가 서비스 강화 경쟁 등으로 분주한 가운데, 업계 1위이자 압도적 점유율을 갖춘 카카오모빌리티는 뒤숭숭한 모습이다. 밖으로는 정부 당국과 마찰을 빚고, 안으로는 노사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매각 관련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올해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 카카오모빌리티다.

◇ 밖으로는 정부와 대립, 안으로는 노사갈등

최근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경쟁적인 서비스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진모빌리티가 운영 중인 아이엠택시는 지난달 23일부터 사전확정요금제를 시행하고 나섰다. 탑승 전에 경로와 도로상황 등을 반영해 산정한 요금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요금제다. 이 같은 요금제는 앞서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부분적으로 적용되기도 했으나, 전면적으로 도입한 것은 아이엠택시가 처음이다.

사전확정요금제는 승객들의 요금 부담 관련 변수를 해소시켜 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제시됐던 예상금액보다 높은 요금을 결제하는 일이 애초에 차단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도로 상황 변화로 요금이 증가하는 일이나 경로를 두고 기사와 승객이 갈등을 빚는 일 등도 방지할 수 있다. 목적지를 변경하거나 경유지를 추가하는 경우에도 요금이 다시 산정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이어 지난 2일엔 VCNC가 운영 중인 타다가 ‘N분의 1 요금 나눠서 정산하기’ 기능을 도입했다. 경유지 설정 기능을 활용해 여럿이 함께 이용할 때, 각자의 이동거리에 따른 요금을 정산해 안내해주고 문자나 카카오톡 등으로 정산요청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의 태동 및 성장으로 경유지 설정 기능이 널리 도입되면서, 여럿이 함께 택시를 이용하는 일 또한 한층 편리해진 바 있다. 다만, 정산 측면에서는 과거에 머물러있는 게 사실이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최초로 등장한 타다의 ‘N분의 1 요금 나눠서 정산하기’ 기능은 더치페이 문화가 자리 잡고 택시요금 부담이 높아진 시대상과 맞물려 승객들의 편의를 더욱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서비스 강화 경쟁은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 전반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한편으론 진모빌리티와 VCNC의 합병 추진이 검토되고 있는 등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에서는 역동적이고 분주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 1위이자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안팎으로 갈등에 휩싸이며 뒤숭숭한 모습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14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하는 제재를 내렸다.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하게 조작해 가맹택시에게 호출을 몰아주는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이를 통해 업계 내 입지 확대 등의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1쪽에 달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의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한편, 행정소송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같은 갈등은 향후 치열한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사실관계에 대해서부터 양측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는데다, 핵심 쟁점이 ‘플랫폼 알고리즘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향후 사업 및 업무, 그리고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부적으로 노사갈등에도 휩싸였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노조)는 지난 7일 카카오모빌리티의 단체교섭이 결렬됐다며 그 책임을 사측으로 돌리는 한편, 본격적인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노사는 지난해 8월부터 임금 등 근로조건을 두고 해를 넘겨서까지 교섭을 이어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양측의 갈등이 지난해 매각 관련 논란이 일었을 때부터 이어져오고 있는데다, 경영진이 고통분담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노조의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분주한 업계 움직임 속에 안팎으로 갈등에 휩싸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까다로운 숙제를 원만하게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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