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는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애플페이를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됐다. /현대카드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는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애플페이를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됐다. /현대카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드업계의 올해 업황 전망은 밝지 못하다. 조달비용의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 우려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각 카드사들은 시장 침체를 딛고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이 중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도입을 이끌어 낸 현대카드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애플페이 서비스 초기, 반응 뜨거워

카드업에 따르면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는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등에 내장된 결제칩을 이용해 실물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서비스로, 2014년 출시 이후 9년 만에 국내 상륙이 이뤄졌다. 

현재까지 애플페이 이용은 현대카드 고객만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첫 파트너 카드사로서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도입 준비를 이끌어온 곳이다. 현대카드는 금융위원회 법률 심사 과정에서 애플페이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애플사와 계약을 맺은 다른 카드사가 없어 독점적 제휴 카드사의 지위를 누리게 됐다. 

애플페이 도입 초기 반응은 뜨거운 모습이다. 애플페이의 카드 등록 수는 국내 서비스 첫날 10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21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며 “애플팀은 highest record ever(역대 최고 기록)라는데, 구체적인 의미와 기준은 천천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토큰은 신용카드를 애플페이 기기에 등록할 때 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다. 애플페이는 고객이 카드를 등록할 때, 카드 번호가 아닌 고유의 기기 계정 번호를 생성한 후 암호화 과정을 거쳐 사용자의 단말기 내부 보안칩(Secure Element)애 저장한다. 100만명 이상의 토큰이 발행됐다는 건 카드 정보를 등록한 기기 건수가 그만큼에 달한다는 얘기다.

◇ 사용처 제한 걸림돌… 점유율 확대 묘수될까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첫 제휴 파트너사로서 상당한 선점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현재로선 타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관련 제휴 논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에 애플페이를 매개로 현대카드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6.0%다.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에 이어 3위 사업자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점유율 격차는 1.8%p(퍼센트포인트)에 불과하다. 

다만 실질적인 이용 확산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우선 가맹처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의 NFC 단말기 보급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여기에 서비스 도입 첫날엔 카드 등록 지연 이슈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비자사의 등록지연 문제도 알고 있다”며 “지금 열심히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전년 대비 1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실적 둔화가 현실화됐다. 애플페이 제휴가 현대카드에 단기간의 수익성 개선을 가져다줄지는 미지수다. 단말기 보급 예산 지원과 수수료 이슈 등의 부담을 품고 있어서다. 다만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한 외형 확장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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